나눔과 변화 이야기

15만 개의 천연비누를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동구밭'의 성공비결은?

2018.10.08

최근 소셜벤처를 희망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한가지를 사더라도 사회적, 공익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천연 비누를 제조해 판매하는 동구밭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은 우리의 소중한 구성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동구밭에는 총 26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17명은 발달장애인이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당당한 직장인이며 또한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동구밭의 노순호 대표는 “많은 분들이 발달장애인 친구들의 업무능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그들은 성실하고 집중력이 뛰어나 꼼꼼하게 포장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 해주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우리 아이의 첫 번째 친구입니다.

 

동구밭의 시작은 작은 텃밭입니다.

도시농부를 꿈꾸던 노 대표와 친구들은 텃밭에서 발달장애인 친구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텃밭에 방문하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고, 또한 일할 수 있는 곳도 없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습니다”

 

노 대표와 친구들은 발달장애인들에게 농사를 가르쳐 도시농부로서의 자립을 돕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주위 반응은 냉담 했습니다. “너희가 뭘 안다고 그러냐” “취업 때문에 우리 아이를 이용하지 말아라” 등 발달장애인 가족은 물론이고 관련 기관들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냉정한 질타는 저희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몰랐던 사실을 깨닫고 부족한 부분은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설득 끝에 마침내 노 대표는 총 5명의 발달장애인과 함께 6개월 동안 텃밭을 가꿀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발달장애인 친구들은 농사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랜 논의 끝에 프로젝트 종료를 알리는 발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이 ‘순호씨가 우리 아이의 첫 번째 친구예요.’ ‘우리 아이는 농장에 방문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면서 저희를 지지해 주셨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노 대표와 친구들은 프로젝트 실패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을 깨달았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발달장애인 친구들은 평균 1.4명의 친구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이들은 발달장애인으로 그들은 부모님을 제외하고 일반 친구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눈 경험이 없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원하는 것은 일자리가 아니라 함께 이야기 하고, 어울릴 수 있는 친구다!”

 

노 대표와 친구들은 방법을 바꿨습니다.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친구들을 모집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과 일반인들이 힘을 모아 텃밭을 가꾸는 ‘동구밭지기 프로그램’이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활성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소규모 텃밭 수준으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없었습니다. 소규모 도시 농업의 한계에 봉착한 것입니다.

 

“동구밭의 목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농산물을 가꾸고, 돌보는 일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습니다. 새로운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비누였습니다. 큰 자본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농작물을 활용한 천연비누 제작도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위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천연비누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도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하고 실패하는 분야가 천연비누 시장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저희는 더 좋았습니다. 실패한 사례를 통해 시장을 더욱 철저하게 분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공보다 실패하지 않는 것이 목표'라는 동구밭은 농작물을 활용한 천연 비누 제작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 며 장애인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에도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 대표는 부족한 창업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업과 단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비영리기관인 사회연대은행 입니다. 사회연대은행과 IBK는 동구밭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은 물론 지속적인 컨설팅을 제공했습니다.

 

“동구밭의 성장 비결은 사회연대은행을 포함한 기업들이 저희들을 믿고 기다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동구밭은 사회연대은행과 IBK기업은행이 함께 한 '소셜벤처 성장지원사업'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소셜벤처 창업 시, 명심해야 할 것은?

 

동구밭의 대표상품인 설거지워싱바는 “세정력이 좋다” 또는 “액체 세제의 단점을 보완했다” 등의 이유로 유명 여성카페에서 공동구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에센셜 비누는 국내 유명 호텔의 객실비누로 이용되고 있으며, 올해 동구밭은 일본,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 10만개의 비누를 수출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불과 1년 만에 달성했다는 점입니다.

 

“동구밭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고용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희는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공급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더 많은 발달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노 대표는 사회적기업 창업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적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친구들 중에는 ‘사회적기업가가 되는 것이 목표’ 인 경우가 있는데,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만약 사회적기업이 창업하고 싶다면 내가 사회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도전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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