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절망의 끝에서 보이는 한줄기 빛을 의지하여”

2005.12.15

어김없이 계절의 시계는 우리에게 날씨의 변화를 가져다 주고 우리 곁에 이제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가 옷장 문을 열어 여름옷을 준비하라 합니다.

부디 올 여름에는 큰 태풍이나 폭우 없이 순탄히 지나가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해 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자연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결혼 전에는 철없이 세상에 대한 자신감만 있던 사람이었지만 결혼 후 많은 일들을 겪으며 이제 조금 인생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평범한 사람입니다.

 

결혼 후 신혼의 단꿈을 깨고 아이가 생기고 미래에 대한 계획에 부풀어 있을 즈음 IMF 한파를 겪으며 남편의 사업이 기울어지면서 어려움, 가난, 빚 독촉 같은, 살면서 겪고 싶지 않은 일을 한꺼번에 겪으며 절망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삶의 의지조차 없어져 하루하루 보내면서 왜 내게만 이런 일들이 생기는가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태풍을 맞아도 지혜롭게 대처하고 견디면 결국 눈부신 태양을 만나게 되듯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희망을 만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사회연대은행에 대한 정보를 보면서도 내게 그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지 의문이었지만 희망이 제게 찾아와 주었습니다.

 

대출을 받아 새롭게 무엇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사실 이외에 제게 현실적으로 부채문제나 경제적 여건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라 해도 전 믿고 싶습니다. 빈 손으로 살던 집을 비우고 길거리에 나 앉아야 할 순간에 기적이 되어 주었던 사회연대은행 대출처럼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의지를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꼭 찾아온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제 제게 남은 것은 의지 하나뿐입니다. 비록 무모하게 보일지 모르는 현실과의 대립이라고 해도 가끔은 넘어서는 사람이 있어왔기에 어쩌면 그 사람이 내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오늘을 채워갑니다.
 
비록 어려운 상황이라 해도 열심히 살아낸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 없는 삶이 된다는 믿음을 제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 인생에도 폭풍이 다녀가고 났으니 밝은 태양을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오늘도 희망을 조심스레 꺼내 봅니다.
  • 존재하는 파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