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기금단체 '어큐먼펀드(Acumen Fund)'

2008-04-15
구호기금단체 '어큐먼펀드(Acumen Fund)'
 
글. 최재성/자원봉사자
 
기부에 중점을 둔 전통적인 접근방식이 빈곤의 완화에 효과적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대규모 자선 단체를 중심으로 자신들이 수행한 사업의 성과를 측정하려는 노력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2001년 4월 Jacqueline Novogratz는 록펠러 재단 등의 후원을 받아 빈곤 완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Acumen Fund를 설립하였다.
 
시장에 맡겨둘 경우 기업은 구매력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그들이 필요한 물품을 공급할 유인이 부족하다. 정부 또한 빈곤층에게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 필요한 세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Acumen Fund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빈곤 완화에 기여하려는 개인 및 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로 창설되었으며, 자금 공급, 프로젝트 선택, 투자 및 사업 평가에 있어 시장 지향적인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행해져 온 자선의 방법은 즉각적인 필요를 채워주기는 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빈곤층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일에는 실패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 Acumen Fund는 하루평균 4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에게 삶의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안정적이고 접근 가능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08년 현재까지 인도, 케냐, 파키스탄, 남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수자원, 의료, 주택, 전력과 관련된 17개 사업을 지원하였으며, 향후 1억 달러를 투자하여 5천만 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Acumen Fund의 노력은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나 지역 측면에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향후 목표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자신들이 기여할 수 있는 대상은 전체 빈곤층의 2%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cumen Fund는 자신들의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동시에 관련 단체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유기적인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사업 수행 및 국제적인 협력과 지원을 위해 현재 뉴욕을 비롯하여 인도, 케냐, 파키스탄에 4곳의 국제 사무소가 운영되고 있다.

Acumen Fund는 Lehman Brothers,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등의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여기에 개인 기부를 통해 기금을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된 자금을 기반으로 사업 계획을 심사하여 3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를 채권이나 주식의 형태로 5~7년 동안 투자하는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받은 기관은 주어진 기간 동안 자신의 수익으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도록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사업 선정 및 지속적인 지원 여부의 기준으로 작동한다. 또한 지원받은 사업은 분기별로 재정 운영에 관해 평가를 받으며, 빈곤층의 삶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지도 세부적인 조사가 이루어진다. 최종적으로 지원된 금액은 이후 환수되어 재투자된다는 측면에서 전통적인 기부 방식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이뿐만 아니라 Acumen Fund는 기관이 지역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제공하기도 하며, 소규모 실험적인 사업의 경우 경험 획득의 목적에서 단기간에 걸친 투자를 수행하기도 한다.
 
Acumen Fund는 아이디어와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발굴하여 양성하고, 이들이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컨설팅 기관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지원하고 계획한 프로젝트의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통해 한국에서 또한 사회적 기업이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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