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힘, 현장에서 답을 찾다
전북 익산·군산 일대서 진행된 지역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워크숍 현장스케치
전라북도 북서부에 위치한 작은 소도시 익산역 앞에 지난 5월 19일 오전, 전국의 청년 30여명이 모였습니다. 삼성생명, 행정안전부, 사회연대은행이 지원하는 ‘지역 청년활동가 지원사업’에 참여중인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로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전국팔도의 청년들입니다. 5월19일부터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네트워크 워크숍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청년들은 오랜만에 성사된 오프라인 모임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담아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전북 익산·군산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도시재생사업, 청년지원사업 등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친목도 다지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일정도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준비되었는데요, 그날의 여정을 함께 밟으며 청년의 시선을 느껴보고자 합니다.
1. 무슨이리야(공유오피스)
첫 방문지는 코워킹스페이스 ‘무슨이리야’였습니다. 워크숍 오프닝과 함께 지역에서 문화를 이끌어가는 선배 활동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익산시의 옛 이름인 ‘이리’라는 지명과 청년들에게 필요한 ‘일’의 의미가 함께 담겨있는 ‘무슨이리야’는 익산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진 코워킹스페이스입니다. ‘무슨이리야’를 창업한 ‘품격사회협동조합’은 익산에 살고 있는 청년은 물론 익산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했다고 합니다. ‘품격사회협동조합’의 박진영 활동가는 로컬브랜더로서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행사를 열고,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지역문화를 만들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사례를 공유하며 청년 활동가들의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했습니다.
2. 문화예술의거리
다음은 문화예술의거리입니다. 익산역 정면으로 뚫린 중앙로 우측으로 펼쳐진 문화예술의거리는 과거 패션을 주도하던 멋쟁이들이 찾으며 익산의 명동이라 불리던 곳입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낡고 퇴색되었으나 버려진 상점들을 문화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익산시가 지원하면서 갤러리와 공방이 하나둘 들어서며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개발이슈에 밀려 점점 축소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남겼습니다.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익산의 문화예술의거리에는 왕도미래유산센터, 근대역사관, GO100아트센터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일제강점기 익산에서 가장 번화했던 만큼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백스타(Go100 Star)’와 같이 화려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하여 연인, 친구, 가족과 함께하는 발길을 모으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 청년공유공간 ‘청숲’ & 청년시청
익산시는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활력 넘치는 청년 도시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청년시청을 착공,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익산청년센터-청숲’을 통해 청년들의 행복한 삶과 사회진입을 지원한 바 있는데, 청년시청을 통해 본격적으로 취·창업, 문화, 복지 등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국 최초로 청년들을 위한 정책 허브 기능을 갖춘 ‘청년시청’을 설립한다고 하니 타지역에서 온 청년들은 부러울 따름입니다. 전국 각지에 청년시청이 확대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4. 귀금속보석단지
익산이 ‘보석의 도시’였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익산귀금속단지는 한때 국내 보석거래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활기가 넘쳤으나 90년대 중반이후 경기침체 영향을 민감하게 받았다고 합니다.
30년 이상 방지되었던 이곳이 최근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고 하는데요. 귀금속보석단지를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는 보석거리로 만들기 위한 단지 내 세공사들과 익산시가 힘을 합치고 있고, 젊은 청년 세공사들도 찾아들고 있다고 합니다.
‘익산 귀금속 청년 협동조합’을 설립해 체험 등 공방문화를 접목해 익산의 옛 보석산단을 새로운 보석거리로 만들려는 시도에 박수를 보내며 청년들은 지역의 특산품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브랜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습니다.
5. 용안생태습지
다음은 용안생태습지에서 자연과 함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힐링타임으로 이뤄졌습니다.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익산시 용안면 난포리 일원의 금강변에 조성된 20만평 규모의 생태습지공원으로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 겨울에는 철새들의 쉼터가 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잔잔하게 흐르는 금강을 바라보며 새소리, 바람소리도 듣고, 성당포구마을에서 운영중인 깡통기차도 타며 사업수행에 지친 심신을 달랬습니다. 사전에 매칭된 팀별로 미션을 수행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6. 군산비어포트
바쁘게 보내온 하루일과를 마무리하며 의견을 나누는 시간은 군산의 ‘비어포트’에서 마련됐습니다.
‘군산비어포트’는 도시재생의 한 사례로 군산시 금암동에 오랜 세월 방치되어 있던 어판장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수제 맥주 양조 및 판매장으로 탈바꿈한 곳입니다. 지역 맥아 소비가 확대되는 가운데 지역 농업 발전과 수제맥주 스토리를 반영한 차별화된 관광자원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습니다.
탁 트인 넓은 공간에서 군산 앞바다의 풍광을 바라보며 청년들은 하루 일과에서 얻은 주요 인사이트를 나누고 지역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색다른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군산비어포트’도 지역만의 특색있는 관광자원 개발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7. 군산시 도시재생구역
둘째 날은 군산시의 도시재생사례를 탐방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군산비어포트 외에도 군산은 지역의 쇠퇴와 위기를 새로운 경제기반구축, 신·구 도시간 균형발전, 지역혁신 역량강화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으로 해결하고 있는데요. 이번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했고, 일본식 가옥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월명동 근대문화거리’. 원도심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근대 쉼터’ 등 다양한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 르네상스 상권활성화 사업의 대상지인 신영시장도 방문하여 쇠퇴한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권의 특색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8. 청년뜰
1박2일 워크숍의 마무리는 청년뜰에서 진행됐습니다. 청년뜰은 취업과 창업, 복지, 문화까지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복합청년센터로 지역혁신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청년 창업활성화, 생태계 조성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공유주방, 공유카페, 레이저 커팅실, 수제창작공작실, 3D프린팅실, 스튜디오 등 실질적이고 폭넓은 군산의 청년지원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1박2일 조금은 빠듯했던 일정을 마무리하며 청년들은 다음과 같은 후기를 남겼습니다. 이번 워크숍 경험이 활동에 동력과 기회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슷한 활동을 하지만 다양한 분야,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하나의 주제를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고 토론하며 다양한 시각을 기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러 청년단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얘기하고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양한 청년활동가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동료가 생긴 기분이었고, 같은 방향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회연대은행이 정말 우리의 활동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어떻게 보면 '어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정말 많은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다른 팀들은 어떻게 사업을 하고 있는 지 어떤 것들이 힘든 점인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었고, 협업할 수 있는 점도 모색할 수 있었던 정말 소중했던 기회였습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오히려 시야가 좁아질 때도 많은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내 사업에 대한 색다른 시선도 가질 수 있었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나누어 인사이트가 정말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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