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통합지원센터 ‘알파라운드’는 매년 신진 청년작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와 활동 저변 확대를 위한 전시회 ‘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Multi channel: Constellation'라는 컨셉의 2021 갤러리 프로젝트는 현 시대 청년 예술가 다섯 명의 다채로운 작업을 선보입니다. 관람객은 작가들의 동시대적 감각을 느끼는 동시에 활동가, 연구자, 문화기관 재직자, 노동자 등 청년작가들의 고유한 모습을 만나며 예술과 삶,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 알파라운드 갤러리 프로젝트 ‘Multi Channel : Constellation’ 포스터 >

그 다섯 번째 순서로 시각예술가이자 문화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예술의 이면을 비추는 신민준 작가의 「예술적 시리즈」 전시회가 3월 25일까지 진행됩니다. ‘갤러리 프로젝트’를 총괄 기획한 신민준 작가는 예술대학생네트워크(예술인 권익 운동을 펼치고 청년 예술가와 사회를 매개하는 조직)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출품작과 함께 예술의 이면에 대한 작가의 고민, 예술관을 만나보세요. 

① 한지훈 : 2021년 6월 21일 ~ 2021년 7월 29일

② 이윤서 : 2021년 7월 30일 ~ 2021년 9월 30일

③ 동자동휘 : 2021년 10월 1일 ~ 2021년 11월 25일

④ 김채연 : 2021년 11월 26일 ~ 2022년 1월 27일

⑤ 신민준 : 2022년 1월 28일 ~ 2022년 3월 25일

< 신민준 작가 >

Ⅰ. 예술의 이면에 대한 고민

나의 작업은 감정과 정서 중심의 회화 작업에서 관람자에게 질문을 건네는 설치 작업으로 다변화되어 왔다. 이는 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이 심화되면서 나타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전시로 표출되는 결과물은 예술가의 삶에서 일면일 뿐이다. 번듯한 전시장과 예술 작품은 예술가에게 부과된 삶의 숙제들의 흔적을 드러내지 않는다. 「예술적 시리즈」는 전시에서 소거되었던 예술가의 시간과 삶 그리고 존재로서의 고민들을 소환한다.

예술가들은 지시자 혹은 발주자가 없는 자율노동을 행하며 자신의 자유의지적 욕망을 작업을 통해 발산한다. 한편 이러한 자율노동의 특성은 효율성과 효과성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에서 예술가의 생계 문제로 이어진다. 현대 국가의 원리인 ‘복지국가’는 구성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회권을 보장하며, 예술가들을 위한 정책과 지원사업들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 제도 속에서 예술가는 끊임없이 예술의 효과성을 증명해야 하고 자신을 개발해야 하며 시장을 개척하거나 만들어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제도에 의해 선택되지 않는다면 각자의 방법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결국 예술가는 제도의 대상이자 일원인 한편 타자로서 존재하며, 이는 예술 활동 전반에 다양한 고민, 갈등, 충돌을 만들어낸다.

「예술적 시리즈」는 일종의 말장난이자 이 상황에 대한 위트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전혀 예술 같지 않은 알고리즘이나 프레임 워크를 차용하여 대중이 잘 주목하지 않는 예술의 이면에 있는 예술의 과정과 예술가의 고민을 드러내며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예술에 관한 공론을 이끈다.

Ⅱ. 예술가의 정체성

“시각예술가이자 문화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를 소개할 때 내가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사용하기까지 꽤 오랜 과정이 있었다.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할 때 사실 나는 이 운동이라는 것 때문에 나의 예술 활동에 지장이 있다고 느꼈다. 대학 시절의 칠 할은 예술 공부가 아닌 운동에 시간을 쏟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만 하면 아무도 부과하지 않는데도 책임감만으로 하는 이 활동들을 그만두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하고는 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이후에도 활동은 계속됐다. 일정의 궤도까지만 올려놓고 자리를 다음 사람에게 물려주고 떠나려 했지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2020년 개인적인 사건을 겪은 이후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가까운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빠져 있었음에도 장례식을 찾은 타인들을 보며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며 이게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경험으로부터 시작한 ‘삶의 태도’에 대한 고찰은 운동과 예술을 통합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주었다.

이제 운동은 나의 예술에 영향을 주고, 예술은 나의 운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예술가 외에도 활동가라는 역할은 내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축이다.

오늘날 청년 세대의 예술가들 중에는 여전히 ‘전업 예술가’의 환상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의 사회운동처럼 ‘부캐’로서 다양한 활동 혹은 노동을 하며 자신의 예술과 결합시키고 새로운 예술가의 상을 만들어가는 존재들도 있다.

그렇기에 오늘날 청년 예술가의 상은 고정되지 않고 다양하게 구성된다.

Ⅲ. 예술적 시리즈

< 예술적 알고리즘 #1 >

2018

Medium - Rubber sheet, Iron Plate, LED

Dimensions - 130.0×193.0cm

< 예술적 알고리즘 #2 >

2020

Medium - Rubber sheet, Iron Plate, LED

Dimensions - 100.0×192.0cm

< 예술적 프레임워크 #1 >

2021

Medium - Rubber sheet, Iron Plate, LED

Dimensions - 65.0×65.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