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반, 설레임 반 전통시장 방문기-마이크로크레딧팀 변선영RM

2014-07-29

마이크로크레딧팀에서 일하고 있는 나에게 준비된 대상자를 찾는 것은 늘 고민거리였습니다. 분명 어딘가에 우리가 찾고 있는 대상자와 우리를 애타게 찾고 있는 대상자가 분명히 존재 할 텐데 말입니다. 더 이상 고민만 하고 있을 수 없어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보았습니다.

 

일단, 대상자를 찾을 수 있는 장소부터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올해는 특히 자영업 시장이 악화되어 있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었기에 서민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전통시장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서울시 전통시장 조사결과 서울시 25개 구에 총 204개의 시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에 이렇게 많은 시장이 있다니!

▲마이크로크레딧팀 변선영RM

우리가 원하고, 우리를 원하는 소상공인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최선은 아닐지라도 직접 부딪혀 보고, 현 시장경제 상황도 직접 파악하고 싶어, 찌는 듯한 더위와 임신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서도 ‘전통시장 방문’이라는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나 자신과 약속한 계획들을 더이상 미루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7월 16일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전통시장 방문을 강행했습니다.

사실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라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맞서고 싶었습니다. 만약 모두가 결과만을 바라보고 결과에 대한 평가만 한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통시장 방문에는 그동안 함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 청년혁신활동가 황승현氏가 동행했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지칠 때 옆에서 묵묵히 에너지를 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침 시장의 활기를 느끼고 싶어 상인회 담당자와 오전에 약속을 하고, 양손에는 기관 소식지와 사회연대은행에서 진행하고 있는 창업지원사업 소개 자료들, 기관선물을 한아름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신중부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신중부시장은 우리나라 최대 건어물 도소매 시장으로서 300여개 점포에 상인 500여명이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시장의 아침은 활기가 넘쳐흘렀습니다.

 

우리는 먼저 상인회를 방문하여 담당자에게 사회연대은행과 창업지원사업을 소개했습니다. 이후에는 개별 점포를 방문했습니다. 모든 점포를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지만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동행한 황승현氏는 임신부인 내가 무척 신경 쓰였겠지만, 나는 옆에서 잘 챙겨준 승현氏 덕분에 많이 지치진 않았습니다.

 

신중부시장에서의 임무를 완성하고,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서울중앙시장이었습니다. 서울의 3대 재래시장 중 한곳인 서울중앙시장은 1962년 11월에 설립되어 양곡, 과일 등 신선식품 및 식자재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었습니다. 600여개의 점포와 1,400여명의 상인이 상주하는 곳으로서 규모가 꽤 컸습니다.

 

신중부시장과 서울중앙시장은 비교적 근거리에 위치해 있음에도 서로 다른 문화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두 곳 모두 옛 정취를 간직한 정감있는 곳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이러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밀려 설 곳을 잃는다는 것에 새삼 안타까움을 느끼며 전통시장도 살리고, 상인들도 살리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전통시장 방문을 마치며 의외로 사회연대은행이 자영업자들에게 각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이 지난 10여 년 간 저소득층에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적으로도 가치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연대은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창업지원기금에 대한 안내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홍보 방안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이번 전통시장 방문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정기적으로 상인회와 업무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홍보에 앞장서야 겠습니다.

나의 이런 도전과 열정들이 쉽게 지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치려 합니다.

글 / 변선영RM(마이크로크레딧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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