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과 함께한 ‘사회적기업 교육’
초등학교 2학년 딸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낸 안내문과 설문지를 들고 왔습니다. 학부모 자원봉사에 대한 설문지였습니다.
사회적기업팀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진심 반 농담 반으로 ‘사회적기업'이란 주제로 강의를 할 수 있다고 신나게 적었습니다. 설마 교육 요청이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 딸에게 생색도 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최근 사회적기업 또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사회적경제를 초․중․고 교육과정에 포함시키자는 논의도 있고 해서 혹시나 학교에서 관심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을 했습니다.
인생이 늘 그렇지만, 우려하는 것은 자주 현실이 되곤 합니다.
얼마 후 딸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진로교육 차원에서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을 소개하는 강의를 해줄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한 것입니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설문지에 기입한 내용도 있고, 한편으로는 관심을 가져준 학교에 감사하며 기쁘게 강의 승낙을 했습니다.
이후 강의하는 날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을 뵙고 인사드릴 때 교장선생님도 사회적기업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지 이런 저런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교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성인 및 고등학생 대상 강의용 자료는 있으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만든 교재는 없어서 새로이 만들어야 했습니다. 특히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쉬운 내용과 용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 더욱 힘들게 하였습니다.
어렵게 강의자료 초안을 만들어 아내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부탁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논문 쓰게 할 생각이냐?’라는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아울러 그림을 많이 넣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아내의 의견을 반영하여 강의용 PPT 자료 대부분을 그림으로 채우고 최대한 알기 쉬운 용어를 선택해서 작성했습니다. 사회적기업팀원들도 개선안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최종 강의 교재가 만들어졌으나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
드디어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의 일정은 총 이틀이었습니다. 6월에 하루 3회에 걸쳐 6학년 6개반 학생을, 7월에 하루 3회에 걸쳐 5학년 6개 학반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가 진행됐습니다.
1회 강의 시간은 45분이며 2개반 학생 약50여명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가 끝날 때 쯤엔 재미와 복습을 위해 10개의 OX 퀴즈 문제를 냈습니다. 일명 ‘골든벨을 울려라’.
10분 동안 10개의 문제를 순차적으로 내고 틀린 학생은 탈락하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참여한 2개반 중 끝까지 남은 학생이 많은 반이 이기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긴 반에는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연필깎이 1개와 초코파이 한 상자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대박이었습니다. 퀴즈를 낸다고 하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강의를 듣는 모습이 얼마다 귀엽던지. 그리고 서로 맞추고자 아우성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퀴즈와 초코파이를 무지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강의를 끝낸 후 어떤 선생님께서 세상에 다시없는 귀한 교육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강의 내용을 평가한 아이들의 설문지를 보니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다는 등의 평가가 많았습니다. 전반적으로 교육에 만족한 듯 하여 안심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의 사회적기업 강의는 정말 소중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적기업 강의를 할 수 있게끔 해주신 갈월초등학교에 감사드립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라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연대은행의 사회봉사활동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사회적경제 교육캠페인에 많은 후원인이 생기기를 꿈꾸어 봅니다.
글/ 남원호 팀장(사회적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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