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이 희망이다
사회연대은행은 금융소외계층의 빈곤탈피를 위해 11년째 마이크로크레딧 창업지원을 진행해오고 있는 대안금융기관이다. 몇 해 전부터 사회적기업 및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업무도 함께하고 있지만 첫 출발은 마이크로크레딧(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이었다.
나는 사회연대은행에 입사한 지 횟수로 3년차. 사회적기업팀에서 다양한 사회혁신을 이루고자 동분서주하는 조금은 엉뚱한 RM(Relationship Manager)이었다.
그런데 올해 초 내게 큰 이변이 생겼다. 사회적기업팀에서 마이크로크레딧팀으로 업무 트레이드가 된 것이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던 터라 자리를 옮기면서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개인 소액대출에서 어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혁신을 이룰 것인가?
물론 마이크로크레딧의 가장 큰 사회적 가치는 금융소외계층에게 자립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11년 동안 사업을 이어오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제는 창업시장이 포화상태를 넘어 포포화상태(Red Ocean)가 되면서 빈곤탈피를 위한 단순한 창업지원을 벗어난 사회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존율 10%의 영세 자영업 시장에서 창업에 성공한 것과 자립에 성공한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4개월여 기간 동안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싱겁겠지만 결국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는 얼마 전 창업에 성공한 지원업체의 개업식에서 약하고 여리지만 여전히 꿈틀거리는 희망을 느꼈기 때문이다.
<양명정 대표(좌)와 사후관리를 맡고 있는 한종만 전문위원(우)>
4월 초 부천 역곡시장에서 창업한 양쌤떡뽀끼는 2013년도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삼성생명 후원 여성가장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업체로 10평 남짓에 불과한, 야끼만두가 맛있는 분식점이다.
대표인 양명정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여성가장으로 그동안 역곡역 근처 노점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표정만은 언제나 밝았다고 단골손님은 칭찬했다.
그녀는 창업하기 전 입지를 알아보면서 주변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장소를 찾아다녔고 아이템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메뉴를 선정했다고 한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자신이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을 하고 싶다던 그녀는 자신의 분식점을 찾아주는 고객에게 연신 흥얼거리며 덤을 퍼주고 있었다.
지붕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그녀에게서 사회적 가치 창출은 우리 주변 아주 가까운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양쌤 떡뽀끼 사업장의 벽면 글귀>
요즘 마이크로크레딧 방식으로 창업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팀에서 성과지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제공했느냐 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탈피했느냐 그리고 그들의 행복지수는 어떠한가를 중점적으로 말이다.
나는 자금지원 후 그 다음 공정을 살펴 이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관 내 실무자 몇몇이 진행하기에 한계가 있다면 그들끼리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더 나아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함께 자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글/신혜영 RM(사업본부 마이크로크레딧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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