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이야기가 있는 곳. ‘목안공방’

2009.04.27
이야기가 있는 곳. ‘목안공방’
글. 설희정 / 무지개 서포터즈



인상 좋은 권오곤 작가님은 틈틈이 작품 구상을 하신다.

봄의 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지던 어느 봄날, 우장산 역에 위치한 무지개가게 ‘목안공방’을 다녀왔습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한 눈에 들어온 장승과 솟대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모두 같게만 보이던 장승과 솟대가 인터뷰가 시작되면서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대표님 보다는 작가님이라는 호칭이 더 어울리는 권오곤 작가님의 작품은 장승마다 치아모양, 눈모양 등 전체적인 표정부터가 다르고 서 있는 모양 역시 제각기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기괴스럽고 과장되게만 표현되는 다른 장승과 달리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특성을 가졌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솟대와 장승 그리고 탈에 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 그곳에 있는 작품들을 통해서, 또 권오곤 대표님을 통해서 각각의 의미와 이상적인 작품의 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겉으로 훑어 볼 때는 보지 못했던 세밀하고 구체적인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작품마다 작가님께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기에 더욱 소중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공방에는 각종 공모전과 대회에서 수상한 작품들도 같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작품을 강조하시는 작가님의 소신이 작품에도 그대로 녹아 있었습니다.

작품에 관련된 이야기와 제목을 듣는 순간 ‘아~’라는 감탄사와 어쩐지 찌릿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도 이것이 수상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만큼 기계적으로 어떤 형상을 만들기 보다는 의미가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고민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소통’이라는 제목의 작품입니다. 사람 좋게 생긴 장승이 평화를 의미하는 솟대를 잡고 있는 모양이었는데 인상 좋은 장승이 자꾸만 눈길을 보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탈에도 조예가 깊으셨는데 안동하회마을에 위치한 탈박물관의 관장님께 직접 탈 만드는 것을 배우셨다고 하시면서 탈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각각의 탈 모양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그 특징까지도 설명해주시는 모습에서, 또 직접 노트마다 다양한 디자인을 스케치하고 모아둔 모습에서 공부하는 작가의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흔히 ‘예술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작가님 역시 오랜 시간 목공예를 본업으로 하시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때로는 경비, 공공근로, 건축일 등 투잡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손에서 나무를 놓지 않고, 연구하고 개발하면서 오늘을 만드셨습니다. 그분의 모습에서 진정한 장인의 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던 내내 인터뷰 중 듣게 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아직도 풀어내야 할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더 적극적인 작품 활동이 기대되었습니다.

이번 봄에 집안 곳곳에 고전적인 멋을 더하고 싶은 분은 인터넷으로도 구매 가능한 솟대와 장승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 같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목안공방’을 쳐보세요. 멋진 봄에 멋진 이야기를 만드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위) 기러기는 짝과 사별 후에 다른 짝을 찾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혼 선물로 인기다. (아래) 원목재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다양한 표정의 장승과 등잔
◀'소통' 장승과 솟대가 보기좋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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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 서포터즈는 사회연대은행과 마이크로크레딧, 무지개가게를 알리는 대학생 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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