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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솔루션 '사회연대은행'

2008-07-15
 
희망의 솔루션 '사회연대은행'
 
글. 이경미/자원봉사자
 
벌써 꽤 여러해 전의 일이다. 밤늦도록 잠이 오지 않아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한 모자(母子)의 이야기에 온 신경이 고정되었다.
아직 취학 전인 한 사내아이와 엄마가 단둘이 시골의 허름한 여인숙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주위 사람들의 눈총 때문에 마음 놓고 음식을 해먹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날마다 밤이 되면 아이는 겁에 질려 자지러지고, 엄마는 아이의 한쪽 눈을 꺼내어 식염수로 닦아 다시 끼워주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 모자가 여인숙을 전전하며 살아온 지 1년이 지났으며 아이는 눈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병을 앓아 오른쪽 눈을 적출했고, 모자는 그 수술비를 대기 위해 살던 집의 보증금을 빼야했으며, 경제적 능력이 없는 아빠는 타지에 나가 연락을 끊었고 엄마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통스런 밤이 아니면 아이는 어찌나 밝고 애교가 많은지 엄마에게 큰 위안이었다. 유치원도 못가고 하루 종일 비좁은 여인숙에서 엄마와 단둘이 숨죽이며 살면서도 말이다.
다시 떠올려도 너무나 가슴 아픈 그 모자의 사연으로 인해 나는 아동빈곤, 모자가정 지원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도대체 이런 총체적인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 걸까?

마침 이를 취재한 방송사측의 배려로 의료, 사회복지, 특수교육, 법률 등의 전문가와 지역사회 연계 기관들로 구성된 솔루션위원회가 꾸려졌고 다각적인 지원이 이루어졌다. 아이와 엄마가 평생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지자체의 보조를 받아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으며(원래 이러한 혜택이 있지만 엄마는 모르고 있었다), 안정된 주거공간이 마련되었고, 지속적인 심리 상담과 지역사회의 신속한 도움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들 모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 것은 아이의 엄마가 직업 교육을 받고 경제적인 능력을 갖기 위한 첫발을 내딛으면서 부터였다.
사람이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자신감과 삶에 활기를 주는지 그 엄마의 표정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앞으로 매진하고 싶은 운동도 빈곤문제 해결과 사회양극화 해소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아동 빈곤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는 기관, 모자 가정의 창업 지원 등을 위한 후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이크로크레딧을 알게 되었고, 최근 참여연대에서 민생팀을 맡아 문턱이 높은 은행과 대부업 모두에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은행의 공공성 확보와 대안금융 확충을 위한 운동을 하면서 특히 마이크로크레딧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마침 올해 4월부터 사회연대은행에서 자원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앞으로의 운동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던 터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마이크로크레딧 기관에서 활동에 참여해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들은 무척 소중했다.
활동가들은 모두들 친절하고 조직 전반적으로 배려 깊고 편안한 분위기였으며, 부서 간에도 심리적이든 시스템적이든 서로 간에 지지가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사회연대은행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사람들, 이미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정리하고 자원활동 그룹의 활성화와 원활한 운영을 위한 매뉴얼 기획 등의 작업을 했는데, 이를 위해 충분히 의사소통하고 내부 기획에도 성실히 반영해 주셔서 매우 감사했다.

앞서 언급한 한 모자가정의 사연처럼, 아직도 주위에는 힘든 와중에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살길이 막막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솔루션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 그 프로그램이 5년 가까이 매주 방송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일어설 수 있도록 사회연대은행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을 더욱더 가열차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사회연대은행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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