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예금을 '휴먼'예금으로 사용하는 길 열리다

2007-07-03
 
김현미의원이 발의한 휴면예금 관리 및 재단설립에 관한 법률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식 통과되었고, 이를 기념하는 리셉션이 김현미의원실 주최로 열렸다.
휴면예금관리및재단설립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출연한
휴면예금으로 마이크로크레딧과 신용회복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재정적 어려
움으로 더 많은 저소득금융소외계층에게 마이크로크레딧을 지원하지 못했던 상황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크레딧에 휴면예금 사용과 관련하여 김현미국회의원은 마이크로크레딧 창시자인 유
누스박사가 지난해 서울평화상 수상차 내한하여 대통령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이는 아무에게
도 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모두를 이롭게 하는 창조적인 방안'이라고 극찬했던 말을 인용하면
서 본 법안의 의미를 되살렸다.  
한편, 본 리셉션에 마이크로크레딧 수행기관으로 초대받은 사회연대은행 이종수 상임이사는
방글라데시와는 다른 환경을 지닌 한국적 마이크로크레딧 방법을 소개하고, 우리 사회에 마이
크로크레딧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대표기관으로서 큰 사명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밝혔
다.
각계각층에서 사회연대은행을 더 많이 주시하고 있는 이 때, 사회연대은행 임직원 모두는
빈곤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초기 설립취지와 현장 지향의 자세를 잃지 않는 각오를 더
욱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 휴면예금관리및재단설립에 관한 법률제정 리셉션에서 소개한 이종수 상임이사의 '마이크로크레딧 의미' 전문을 다음과 같이 싣습니다.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요리나라를 운영하는 여성가장 있습니다. 이 여성은 단체행사에 도시락을 주문받거나 뷔페에 음식을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생인 아들과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자립생활을 하고 있지만, 최씨는 두 아이의 양육은 물론, 결혼을 약속한 다음날 남편이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남편 병수발까지 하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11년 전에는 남편마저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하는 등 간난신고의 생활을 되풀이 해야 했습니다.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최씨는 병원비와 두 아이 양육비를 대려고 봉제공장 미싱도 타고 가스레인지 후드 청소도 하고, 주방 세제 방문판매도 하였습니다. 영업을 잘 해서 주방세제 방문판매대리점을 잘 운영해 나갔지만, IMF 사태때 사업도 쓰러지고, 건강도 많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좌절할 상황이 아니었던지라 최씨는 그동안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국비로 교육을 받아 출장요리사와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취직할 곳은 없고, 창업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했습니다. 요리 실력을 발휘해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는 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음식 솜씨에 대한 소문이 퍼져 음식 주문이 여기저기서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창업해 가게를 얻어야 했습니다. 2005년 10월경 사회연대은행을 찾아와서는 "한 시중은행과 오랫동안 통장거래를 해왔는데, 가게를 낼 때 대출받으려고 찾아가니까 담보가 없어서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했대요. 이자도 부담이 되고요. 그때 그녀를 애처롭게 여긴 지역 소상공인센터에 있는 사람이 사회연대은행을 소개해줘서 사회연대은행을 알게 되었고 창업자금 신청을 할 수 있는지 "를 문의했습니다. 이 여성은 1500만원을 대출받아 신길동에 가게를 마련할 수 있었으며, 요리전문 알엠의 기술지도와 판로 지원과 같은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받고 견실하게 사업을 운영해 가고 있습니다.  
최씨가 자립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아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마이크로크레딧입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빈곤퇴치란 빈곤의 현실에서 벗어나 스스로 경제발전의 사다리에 오르기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마이크로크레딧 만큼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강력한 효능를 지닌 것은 드물거라고 확신합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이야말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과 고기를 주려하기보다는 고기 낚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바다와 더불어 고기가 살아갈 수 있도록 생존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은 한사람의 자활에 그치지 않고 한 가구의 소득과 양육과 교육, 생활안정, 자산형성을 동시에 해결하는 근원 처방입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은 일회적인 서비스 지원이 아니라 자립에 성공할 때까지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적인 복지입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은 의존적인 수혜자를 양산하지 않고, 상환을 전제로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여 근로빈곤층과 수행기관 모두의 지속가능 경영체계입니다.


그러나 마이크로크레딧은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단일체계는 아닙니다. 국가의 고유한 국민성, 문화양식, 경제발달 수준, 금융시스템에 따라 토착화 시켜 운영되어야 마이크로크레딧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행과정에서 한국의 마이크로크레딧은 복지와 금융과 기업가적 접근이 동시에 결합되어야 자립성공을 유도할 수 있으며 복합적인 서비스 지원을 위해 수준높은 전문기술이 요구되어야 함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 더 치열한 시장환경으로 말미암아 사업의지만으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어렵고, 사전준비와 전문적인 컨설팅,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가 보다 강조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함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마이크로크레딧 전문기관의 축적된 기관운영과 서비스 기술은 국가적 자산으로 인정하여 특별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적 마이크로크레딧 모델을 개발하고 정립해가는 역할을 수행할 마이크로크레딧 모델을 개발하고 정립해가는 역할을 수행할 대표기관을 선정하여 이 기관으로 하여금 산업 전반적으로 기술이식과 확대가 보급될 수 있기를 제의하는 바입니다.

오늘 축하하는 휴면예금 법안은  '한국의 재원으로 한국의 빈곤을 퇴치'할 수 있도록 한국의 마이크로크레딧에 강력한 도구를 쥐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크레딧이 일회성의 도구적 수단으로만 활용되지 않고 우리 생활의 밀접한 유용수단으로 파고 들기까지 정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휴면예금의 재원이 마이크로크레딧 기금으로 사용되기 전에 기본적인 인프라와 인적자본을 마련하는데 선행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휴면예금 법안은 잠자고 있는 돈에 진정한 유용성을 재발견하는 우리 사회의 창조적 혁신이 될 것입니다. 이제 금융소외계층들이 희망의 노래를 힘차게 부르도록 마이크로크레딧에 더욱 매진하려 합니다. 지난 2년간 휴면예금 법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김현미국회의원께 7백만 금융소외계층을 대신해서 감사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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