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마음 편하게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어요 -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 골프

2010.12.29
“마음 편하게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어요”
-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 골프 (무지개가게 1207호점) 김은진 대표 -
“겨울엔 비수기이기 때문에 매장을 지키기 보다는 골프연습장을 자주 다녀요.”

골프 티칭프로자격증을 갖고 있고, 비수기엔 운동도 할 겸, 사람도 사귈 겸 골프연습장을 찾는다는 김은진 대표. 사회연대은행 지원을 받은 무지개가게 대표라고 하기엔 럭셔리한 취미를 가졌다. 하지만 골프웨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에게 골프는 취미 이전에 생존을 위한 일이다.

“3년 전 쯤 운동을 시작했어요. 골프웨어 매장 매니저 직함을 갖고 있어서 고객들의 기대수준이 높았어요. 조언을 구하는 분들도 있고, 같이 운동하러 가자는 분들도 있었어요. 영업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했어요.”

그렇게 시작해 지난 10월에는 ‘티칭프로자격증’도 취득했다. 주변의 권유로 우연히 시작했는데 학창시절 운동선수로 활동할 만큼 타고난 운동신경이 있기 때문인지 비교적 쉽게 취득했단다.

영업을 위해 골프를 배우고, 티칭프로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일에 열심인 김 대표는 이달 초 사회연대은행과 삼성생명의 지원을 받아 창업을 하기 전까지도 백화점에서 꽤 잘나가는(?) 매니저였다.

학교 졸업 후 8년 여간 패션 유통 쪽에서 줄곧 경력을 쌓아왔고 나름의 노하우도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직장생활을 했었다.
 
“처음 오신 손님도 물론 중요하지만 10년, 20년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기도 하죠. 그래서 항상 고객관리에 신경을 썼는데 그런 면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 김은진 대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창업을 선택한 것은 가족을 돌보고, 이전의 삶을 뛰어넘는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혼 후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자녀를 홀로 키웠어요. 아이 양육을 친정부모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죠. 그런데 친정아버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시면서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친정 부모님까지 부양해야 할 상황에 처했어요.”

부모님이 함께 운영하시던 식당을 어머니 혼자 운영하시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혼자서는 생활이 어려운 아이와 아버님 병간호를 어머니께만 맡겨둘 수 없는 상황이라 여러 가지로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단다.

“다른 건 신경 쓸 여유가 없어요. 영업 잘 하고, 살림 걱정 없이 살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이에요. 병원비만 매월 백만원이 넘어요. 저 돈 많이 벌어야 해요.”

농담처럼 ‘돈많이 벌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던 김 대표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한 삶의 부담감이 느껴졌다.

“장애아동을 출산하고, 장애인의 부모가 되면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또 한때는 경제적으로 부러움 없이 살기도 했는데 이혼 후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삶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시련을 겪어야만 알 수 있는 건가봐요. 아직은 제 삶에 여유가 없어서 다른 곳을 보진 못하지만 나눔에도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많아요.”

혼자서는 앉는 것도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며 경제적인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가져본 적 없다는 김은진 대표. 마음 편하게 웃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을 만큼 힘든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도 만만치 않지만, 꿋꿋하게 이겨내고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 김은진 대표가 운영하는 테일러메이드-아디다스 골프 매장

글 / 허미영 (자원개발팀)

창업지원기금 : 삼성생명 비추미 Dream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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