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2015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 ‘주민기숙사 주택협동조합’ 창업가를 만나다.

2015.09.25

주거에 관한 문제는 우리 삶에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주거문제에 대해 의문을 갖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거문제의 대안을 제시하고 대학생과 지역주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주민기숙사’를 만나봤습니다.

 

다소 한적한 회기동 언저리를 걷다보면 녹지 곁에 바로 인접해 있는 깔끔한 건물이 눈에 띕니다. 이곳은 주민기숙사 1호점입니다. 깨끗한 외관에 놀라며 2층으로 올라가니 사무실이 나옵니다. 첫인상부터 패기 가득한 모습의 젊은이들이 바로 주민 기숙사를 이끌어가는 상생의 아이콘들입니다. 확고한 신념과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과 함께 사업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주민기숙사 임하은 대표. 김원미 이사>

 

◆ ‘주민기숙사 주택협동조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주민기숙사 주택협동조합’은 기존 원룸에 기숙사 방식의 집기를 도입하여 쉐어룸 형태의 신개념 주거공간을 제공합니다. 청년의 월세 부담을 줄여주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공실률을 낮춰줌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주민기숙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자취생으로서 청년 주거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던 중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하다가 ‘주민기숙사’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주민기숙사는 회기, 행당 지역에 40개의 쉐어룸을 운영하고 있으며, 1인 1실로 5명이 거주하는 쉐어하우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현재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장점이 존재하나요?

 

협동조합 형태로 시작하게 된 것은 조합원들이 다 같이 모여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출자한 금액과 상관없이 동일한 투표권을 갖기 때문에 보다 평등한 조건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의견을 모으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보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공유하고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사생(주민기숙사 입주자) 선발과 건물 섭외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사생 선발은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원서를 받고 학교 기숙사 탈락자에게 가점을 주는 등의 과정을 거쳐 선발하고 있습니다.

건물 섭외단계에서 건물주와 관리, 보안 및 안전시설 기준 등의 조건을 맞추는 작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대학촌에서 원룸 관리의 어려움을 갖고 계신 주민분들은 주민기숙사에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사생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현재 40개의 방에 80명의 사생이 있습니다. 주민기숙사 임직원은 입사와 퇴사 그리고 민원 처리와 청소 등 관리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원을 관리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부터 사생 간의 갈등까지 여러 민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취침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올빼미 형과 아침형 인간이 한 방을 쓰는 경우겠죠. 이런 경우 개별 스탠드 및 커튼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중입니다. 앞으로는 선발 단계에서 입주자 특성을 미리 파악하여 라이프 스타일이 비슷한 사생을 매칭해 주고자 합니다.

 

 < 주민기숙사 회기 1호점>

 

<주민기숙사 회기 2호점>

 

◆ 사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사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사생 페스티벌과 간식행사 등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룸메이트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 꾸미기와 에피소드 소개 등의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페이스북과 소식지 등의 홍보 통로를 통해 기업의 광고나 후원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사생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며 기회가 된다면 ‘주민기숙사 장학금’도 제공할 생각입니다.

 

◆ 사업을 준비·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본 사업을 하기까지 집안과 주변의 반대가 많았습니다. 그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지원 프로그램에서 떨어졌을 때는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길고 긴 준비과정을 견뎌낼 힘이 사라져 갈 때가 창업에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극복하고 사회연대은행의 프로그램에 선발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시행착오와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 사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점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갖고 있는 소셜미션을 사업으로 실행한 것이 가장 행복한 점입니다. 그리고 사회연대은행의 육성사업 팀으로 선정되었을 때 저희의 진정성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행복했습니다. 계속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변의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 우리의 소셜미션이 다른 사람들과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힘을 얻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무래도 사생들과 함께 하는 가운데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사생들이 주민기숙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어려움이 경감되었다고 느낄 때면 정말 이 일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조금은 무심하고 시크해보였던 사생들이 편지나 메일로 저희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줄 때, 더운 여름 작은 도움에 감사하다며 전해주는 아메리카노 한잔에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무엇인가요?

 

저희의 사업 계획은 1,000개의 방을 확보해서 2,000명의 사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많은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거를 제공해줄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와 대학촌 주민 고령화에 따른 원룸 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집이 좁으면 수납공간을 늘리는 반면 우리나라는 더 큰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문화적 배경에서 기인된 주거문제는 이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주거 문제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주민기숙사’가 이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민기숙사 창업가들과 김용은 인턴>

 

“1퍼센트를 이해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자신의 이상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이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청년과 대학생의 입장에서 같은 문제에 직면한 이들에게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주민기숙사의 노력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글 / 김용은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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