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나눔발전소, 너무나 소중한 2억원의 가치

2014.06.30

2011년까지 시민단체 역량으로는 드물게 1.2MW의 공익형태양광전소 설치를 마치고 안정적 운영단계에 접어들었던 (사)에너지나눔과평화는 나눔발전소 사업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2년 초 S市, 대기업과 공동으로 100MW급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로 MOU를 맺고 이 중 20MW를 나눔발전소로 설치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후 행정적 지원 및 투자구조 등 일련의 계획들이 짜여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지선정 작업이 이슈로 떠오르게 되면서 더 이상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S市 관내에 새로운 태양광 지원정책에 부합하는 조건을 만족할만한 부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 또한 S라는 도시가 사업주체와 행정간 얽힌 이견들을 쉬이 조율할 수 있는 근거리가 아니라는 것이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향후에 약 200kW 분량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자는 것으로 합의한 후 모든 사업이 기약없이 보류됐습니다.

 

같은 해 S市 뿐만 아니라 S區와 연계하여 S區의회 옥상에 50kW용량의 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으나 이 또한 S區가 서울시로부터 전액 지원금을 받아 독자사업을 진행하는 바람에 백지화되어 버렸습니다. 송파구 장지동 자원순환센터 옥상에 100kW의 나눔발전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만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업은 S市를 포함한 서울지역 2곳에 총 350k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로 약속하고 사회연대은행의 LG전자 녹색성장분야 예비사회적기업 성장지원사업을 통해 설립자금 2억원을 융자받은 터라 일부 사업을 대체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계획했던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입이 타다 못해 하루하루가 타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사업계획을 새롭게 수정해 승인을 받고, 추가 설치장소로 암사아리수정수센터 외 몇 개의 후보지를 물색했습니다. 암사아리수정수센터는 그간 우리단체가 추진해본 적이 없는 경인지역 최대 규모의 후보지였는데, 전체 5MW규모 중 2.5MW를 우리단체가 설치하기로 하여, 자본 확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기 확보한 350kW의 자본과 단체의 여유자금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자본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이와 더불어 총사업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은행권 주대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도 병행하였으며, 단체 이사들의 출자도 요청하여 일부 자본을 확충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준비 속에 2012년 12월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본래 겨울공사는 악천후 등 작업여건이 순조롭지 않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지만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면, 어떤 조건하에서도 조속히 설치하여 매전행위를 진행해야만 매출에 도움이 되고, 짧은 거치기간에 대여금을 상환해야 하는 단체의 입장에서도 신속한 설치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우리 편이 아니었습니다. 서울시와 협약 이후 정수장과의 부지임대차계약, 그리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위한 심사, 시공사 선정, 현장 협의 등 밀려오는 중대업무를 헤쳐나가는 데 무려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그 중, 공사방식에 대한 협의는 가장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우리는 물론 부지 임대주도 정수장 태양광은 처음 경험해보는 과제였기 때문입니다. 구조안전진단에 수 천 만원이 들어갔고, 한전계통연계비용도 수 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옥상방수문제도 걸림돌이었고, 침수지 우회도로 비용도 문제였습니다. 기존 시설에 태양광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식이기에 추가 시설이 기존시설에 방해요소로 작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협의하고 조정하고 결정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드디어 4월20일.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이제 공사만 시작하면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계통연계공사와 관련한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였습니다. 암사대교가 문제였습니다. 대교의 교차도로 지점과 태양광발전소의 계통연계공사지점이 중첩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1개월여간 지속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도로 현장 측의 적극적인 협조로 결국에는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너무 어렵게 이끌어온 사업이라 그런지 지금 암사아리수정수장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정수시설과 태양광, 그리고 자연이 어우러져 미래세대의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 암사아리수정수장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든 사업이라는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암사아리수정수장의 햇빛발전소는 우리를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다양한 기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을 비롯한 타 기관의 융자지원은 발전소 설립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으며, 실무적으로는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의 지원이 주효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대출금 2억원은 단순히 나눔발전소 설립에만 도움이 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려움을 딛고 사업을 끝까지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습니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함으로써 탄소를 저감하고 운영수익으로 국내외 에너지빈곤층을 지원하는 나눔발전소!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발전소이기에 그 어떤 발전소보다 더 빛나고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요? 사회연대은행이 향후 우리 사회에 빈곤을 없애고, 환경을 되살리는 일에 더 희망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글/ (사)에너지나눔과평화 김태호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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