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공정여행의 선두주자, '착한여행'을 만나다

2014.09.01

‘공정여행’에 대해 아시나요?

공정여행은 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으로서,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라의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생겨난 새로운 개념입니다. 말 그대로 ‘착한여행’이죠.

 

‘KDB대우증권 사회적기업 단기운영자금’을 지원받은 <착한여행>은 2009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10년 서울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공정여행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랜 시간을 고뇌하고 경험한 만큼 얻을 점도 많겠죠? 그럼 6년에 걸친 깊이 있는 이야기, 지금부터 같이 들어볼까요?

 

 

 <착한여행 나효우 대표>

 

Q. <착한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2009년은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지 20년이 된 기념적인 해였습니다. 1988년 전에는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해외여행을 갈 수가 있었죠.

 

개인적으로 2000년 무렵에는 국제개발 협력 업무를 하였고, 2009년에는 여행업에 관심이 많아서 스터디모임을 하고 있었는데 한결같은 패키지여행을 보면서 여행문화를 바꾸는 것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공정여행의 선진 해외 사례를 공부했어요. 외국에는 10년, 20년 앞선 나라들이 있었죠. 그렇게 해서 ‘착한여행’ 이라는 키워드를 찾을 수 있었지만 대중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방법과 ‘공정’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어요.

‘여행에서 여행지와 여행자간의 관계를 어떻게 건강하게 정립할 수 있을까?’가 주된 고민이었습니다.

 

<착한여행>은 여행자의 만족도뿐만 아니라 여행지의 사람과 자연과의 공정함을 생각하였고, 여행사만 배부르거나 여행자만 즐기는 게 아니라 여행지의 문화를 존중하고, 여행지의 경제적 이익도 배려하며 환경도 보전하는 여행이 공정여행, 착한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Q. <착한여행>이 생각하는 '공정여행'이란 무엇인가요?

 

A. 단순히 여행이 좋아서 순수하게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가 많아 졌어요. 그러다보니 현지의 역사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며 존중하는 여행사업 접근이 가능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점점 많은 사람들이 공정여행을 하고, 자발적으로 여행자들끼리 모임(착한여행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서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여행 중에 좋은 일을 하기도 합니다. 여행자들이 착한여행을 통해서 스스로 변화하고, 여행자 스스로 주도하는 여행, 그런 여행이 공정여행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Q. 보람찼던 혹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말해주세요

 

A. 한 번은 라오스 몽족을 만나러 가는 프로그램에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참여했어요. 엄마가 보내서 혼자 왔는데, 엄마 말에 따르면 학교 공부는 못하지만 마음은 좋다고 했었죠.

 

프로그램 일정에 따라 원주민들이 사는 마을에 갔는데 그 학생이 깜깜한 밤에 하모니카를 꺼내더니 연주를 시작했어요. 그 소리를 듣고 동네 아이들이 모이기 시작했죠. 하모니카 연주법을 알려주며 아이들끼리 작은 모닥불도 피우고 신나게 놀기 시작하더니 마을 어른들도하나 둘 모였고 급기야는 마을 중앙에 큰 모닥불을 피우면서 마을 축제가 시작됐어요. 모닥불 주위를 빙빙돌며 다같이 춤추며 즐기는 그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어요.

 

그 아이는 자신의 여행경험을 수기로 썼고 그게 계기가 되어 영국에서 공정무역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영어가 필요한 상황이 되니 자연스럽게 영어공부도 하기 시작했죠. 엄마가 보기에는 공부를 전혀 안 하던 아이가 단 한 번의 여행경험을 통해 신나서 스스로 영어공부를 하게 되었으니 엄청 놀라하셨죠.

 

Q. 사회적기업 또는 여행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사회적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소상공인 누구나 사업 초기에 내외적 요인 때문에 휘청거리고 힘들어요. 특히 3년차가 제일 힘들죠. 시장에서 싸워야 하고, 내부에서도 인적자원의 성장문제, 자금문제 등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사람에 관련된 부분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미션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대표에서부터 직원들에게까지 내재화 되어 있느냐도 매우 중요하죠. 좋은 의미를 사회적 서비스로 내재화 시키는 과정은 중요하고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순간의 내재화가 아니기 때문에 수년이 걸리기도 하죠.

 

Q. 5년, 10년 뒤 <착한여행>은 어떤 모습이길 원하세요?

 

A. 양적인 성장에 대한 관심은 없어요. 직원 규모는 17명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다만 알차게 내적인 성장을 이루고 싶어요. 여행상품과 회사의 퀄리티를 어떻게 향상시키고 유지할 것인지가 중요하죠.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경쟁으로 가고 싶어요. 아시아 최고의 가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은 게 <착한여행>의 ‘2020플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착한여행>을 아는 모든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A. 하루 8시간 노동을 하고, 8시간은 수면을 하고, 나머지 8시간은 여가인데, 그 시간을 통해서 사람들은 회고하고 힐링하고 에너지를 얻어요. 그러한 면에서 일상이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을 어떻게 바라보고 즐길 것이냐에 따라서 출퇴근길도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점에서 해외여행 뿐만 아니라 출퇴근, 산책도 여행을 새롭게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여행을 통해서 세상을 따뜻하게 볼 수 있는 눈, 감성을 키우는 게 ‘착한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일상의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착한여행>의 산티아고 순례길 기획 여행

 

나효우 대표님의 말씀처럼 착한여행, 공정여행의 참된 모습은 며칠간 떠나는 여행이 아닌 일상의 여행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당신, 오늘 출근길의 여행은 어떠셨나요?

 

글/ 주광진 대표(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지원업체 ‘소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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