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KB 국민은행의 자금지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 한아름광고

2008.09.22
KB 국민은행의 자금지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아름광고(무지개가게 431호점)
제윤도 대표
 
IMF 이후 강산이 한 번 변할 만큼 세월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저에게는 엊그제 일로만 여겨집니다.
손님이 오지 않는 가게에 앉아 매월 밀리는 월세와 공과금, 카드빚을 걱정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그 때,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니 남는 거라곤 카드 빚 398만원과 가게보증금 300만원이 전부였습니다.
남은 돈으로 카드빚을 갚으려고도 하였으나 백일을 갓 지난 어린 아기와 길거리에 나 앉을 수도 없어 빚 갚기를 뒤로 미루고 보증금 이백만원짜리 월세방으로 이사를 했고 당장 먹고 살아야 했기에 '망했구나'라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중고 오토바이를 사서 퀵서비스를 했습니다.

그러나 고통이 여기에서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된 1999년 9월 추석 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봉고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왼쪽 무릎뼈가 부서지고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고 10여개월 동안 수술과 재활을 하였으나 끝내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10개월 만에 병원에서 퇴원했으나 점점 어려워지는 생활고는 정말 견디기 힘들 만큼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낙심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살 길을 찾아야 했고 방법을 구해야만 했습니다.

장애인으로 새롭게 부딪히는 현실에 정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쉽게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육체적인 노동을 할 수 없게 된 처지 때문에 일거리에도 더욱 많은 제약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IT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원에 등록을 하고 6개월 그래픽 과정을 마쳤습니다. 배우는 과정에서 광고 산업을 알게 됐습니다. 오십살 나이에 컴퓨터가 무엇인 지도 모르던 내가 그래픽을 배운다는 게 힘들었지만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달리 살아갈 길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송파구 방이동에서 강서구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배운 기술을 활용하려고 직장을 구해 봤으나 50살 신출내기 그래픽디자이너를 구하는 직장은 없었습니다. 행여나 하는 생각에 동사무소를 찾았습니다. 한데 마침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자활센타 내에 광고사업단이 있어서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학원에서 배운 것을 실무에 접목하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2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만든 기획물이 상품이 되어 팔려나갔습니다. 창업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행에 옮겼습니다.
무일푼 창업... 집 베란다에 중고 컴퓨터 한 대를 구입해 놓고 창업을 알리는 광고지를 들고 날마다 사무실, 식당, 개업 집 등을 찾아 다니며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1년. 처음 6개월 정도는 일감이 거의 없었으나 최선을 다하자 거래처가 만들어 지기 시작했습니다. 1년이 지나자 차츰 매출이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무점포 운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일의 능률이 한계에 부딪치게 된 것입니다. 주문에서 납품까지 일련의 과정이 모두 방문이었기 때문에 오더가 몇 건만 겹치면 소화불량이 되는 것입니다. 점포없이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된거죠.

점포는 얻어야 되는데 자금은 없는 또 다른 난관, 어려움에 연속이였습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신념을 갖고 인터넷을 뒤적였습니다. 바로 그 때 눈에 번쩍뜨이는 곳이 있었습니다. '사회연대은행'.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자활의지만 확인되면 무보증으로 저리 대출을 해 준다는 것입니다.
충무로 사회연대은행 사무실로 찾아 갔습니다. 상담을 해 보니 마침 KB국민은행 자금이 접수 중에 있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또 한번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접수한 모든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이었고, 그 사람들 모두 저와 같이 꼭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었을 테니까요.

접수 후 최종 결과 까지는 약 2개월이 소요된다고 했습니다. 서류심사, 직무능력평가, 면접... 접수 후 사회연대은행 사이트를 제 컴퓨터 바탕화면에 바로가기로 등록했습니다. 과정 과정 마다 일정대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다리면 결과를 알 수 있었지만, 전 매일 몇 번씩 사회연대은행 홈페이지에 들렀습니다. 심사 결과를 알려주는 게시판 암호 박스에 주민등록번호 키보드를 한 자 한 자 누를 때는 시간이 정지됨을 느꼈습니다. 마지막 한 자를 넣고는 엔터를 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저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KB자금 신청을 한 모든 사람들이 그러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모두가 저와 같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했을 테니까요.
다행히 저는 됐습니다. 서류심사도 통과 했고, 직무능력, 면접, 그리고 대출을 받았습니다. 20,000,000원. 그 돈으로 점포도 구했고 장비도 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1년 전 그 때와 비교해 많이 발전된 모습으로 변해있습니다.
매출도 두 배가 넘게 성장했고 이제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권에 접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KB국민은행 자금을 쓸 수 있게 도와 주신 사회연대은행과 국민은행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저도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창업지원기금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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