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새출발하는 길이 순탄하기만 하랴 - 옛터

2008.10.29
새출발하는 길이 순탄하기만 하랴~
 
옛터(무지개가게 520호점)
곽상현 대표
 
무덥고 지루하던 여름도 한 풀 꺾인 지금, 귀뚜라미 우는 소리와 함께 가을이 슬며시 찾아왔습니다. 현실에 쫓기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늘 세월의 아쉬움이 더해만 가는데 오십을 훌쩍 넘은 나이의 우리 부부는 현실에서 주어진 작은 기회라도 최선을 다해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어 가끔은 불안합니다.

어렵지만 열심히 키워온 음식점이 2004년 파산에 이르러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지친 심신을 달래고 이끌며 2년 남짓 저와 집사람은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얼마의 돈과 어렵게 선정된 사회연대은행의 지원금으로 강남 뒤편에 주거를 겸할 수 있는 가게를 얻어 2008년 4월부터 한식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방은 집사람이 보조 한 사람을 두고 찬까지 손수 만들고 있으며 홀은 오후 3시까지 한나절만 시간제를 쓰고 제가 보조를 해주면서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오리요리를 10년 넘게 해왔고, 단일메뉴로 식단을 짜는 것이 힘도 덜 들고 식자재를 절약할 수 있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나 AI문제 때문에 생선메뉴와 병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금년 4월부터 2개월 넘게 조류 독감 파동으로 타격을 크게 받는 중에도 생선 요리를 같이 제공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원활한 운영을 위한 손익분기점이 일매출 50만원이지만, 극심한 불황과 토,일요일 매출이 불규칙한 관계로 분기점을 넘기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정상궤도에 오를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규모의 대소 가릴 것 없이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눈만 뜨면 불황과 어려움으로 절규하는데 나같이 파산하고 빈손으로 새출발하는 사람이 어찌 순탄한 길만 걸을 수 있겠는가. 차분히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직업을, 영업을 하게 된 지금 상황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남도 한식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기본인데, 찾아준 고객들이 맛있게 먹었노라고 말해 줄 때 피로를 잊고 감사한 가운데서도 더 나은 음식점이 되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져봅니다. 또 여유가 주어진다면 사회에 봉사하면서 내일을 향해 정진하려합니다.
창업지원기금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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