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마침내 열린 따뜻한 결혼식 '꿈은 이루어진다!'

2014.06.30

지난 6월 13일 금요일 해질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여느 결혼식과는 달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다는 것만으로도 독특하지만 이 결혼식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한 노부부의 오래된 꿈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올리지 못했던 결혼식이기에 이름도 <마침내 열리는 따뜻한 결혼식>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결혼식은 푸른 잔디밭 위에서 진행됐고, 그분들에게 결혼식이라는 꿈을 이뤄드릴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모아준 젊은이들은 관중석에서 함께 했습니다.

 

 

 

<마침내 열리는 따뜻한 결혼식>은 ‘최게바라 기획사’의 최윤현 대표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푸른 잔디밭을 바라보다가 ‘이곳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한 결혼식을 올리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며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한 결혼식을 만들기 위해 총 열두 명의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약 두 달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오로지 할아버지, 할머니의 꿈을 위해서 결혼식 준비를 한 조각 한 조각 맞춰나갔습니다.

 

 

최게바라 기획사는 그 후 정말로 결혼식이 꿈만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 두 커플을 만났습니다. 조카가 사연을 보내 만나게 된 마산 할아버지, 할머니는 연예인이라고 오해받을 정도로 멋쟁이 커플이었습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조카들을 돌봐주시다가 자연스레 부부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이번 결혼식에서 드레스와 턱시도, 그리고 한복까지 협찬해 준 대표를 통해 만나게 된 자양동 할아버지, 할머니는 띠동갑 커플입니다. 할아버지가 잘 안 들리시기 때문에 두 분은 젊을 때보다 더 꼭 붙어 계신다고 합니다. 마산 할아버지, 할머니와 자양동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 수십 년 동안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졌지만 제대로 올리지 못한 결혼식은 가슴 한 켠 한이 되어 남았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꿈이기만 했던 그 분들의 꿈같은 결혼식이 청년들의 축하와 함께 마침내 시작됐습니다. 자양동 할아버지가 결혼식 삼일 전 화장실에서 넘어져 고관절이 부러지시는 바람에 자양동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끝내 결혼식에 함께하지 못하셨습니다. 최게바라 기획사는 그분들이 정말 간절히 바랬던 꿈의 결혼식이라는 걸 알기에, 할머니의 눈물에서 커다란 아쉬움이 전해졌기에 다양한 방법을 찾았지만 결국 푸른 잔디밭 위에 번지는 그분들의 미소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당장은 두 분 모두 큰 수술을 앞두고 계시기 때문에 건강을 살피셔야 한다고 합니다.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곱게 차려 입으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객들을 맞이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웨딩 사진전과 지문나무 메시지로 하객인 마․따 서포터즈(마침내 열리는 따뜻한 결혼식 서포터즈)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과 소통할 수 있었고, 잔잔한 플롯 이중주와 전통다과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민분들의 기부를 통해 결혼식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8시가 되어 화동의 손을 잡고 입장한 마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시설관리공단 오성규 이사장의 축사를 들은 후 하객인 마․따 서포터즈가 스파클러로 밝히는 화촉 아래에서 뽀뽀를 나눴습니다. 할머니가 자랑을 거르지 않던 아들이 두 분을 축하하는 편지를 읽었고, 두 분의 이야기를 담은 ‘극단 더더더’의 연극이 잔디밭 위에서 펼쳐졌습니다. 곧이어 연극은 할아버지의 프러포즈로 이어졌고 두 분은 반지를 나눠 끼셨습니다. 할아버지의 건배제의로 무르익은 잔치 분위기는 무드살롱과 할머니의 신나는 노래를 따라 고조되었고 두 분은 행복 가득한 웃음을 머금고 퇴장하셨습니다.

 

 

 

지난 6월 13일은 많은 이들의 꿈이 이루어진 날이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40년이 넘은 오래된 꿈과 더불어 그분들을 위한 결혼식을 만들어드리겠다는 최게바라 기획사 청년들의 꿈도 이루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재능과 마음을 모아준 시민들의 결혼식을 향한 각자의 꿈도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꿈들이 결국엔 할아버지, 할머니의 꿈으로 통하기 때문에 그날 하루만큼은 서로가 하나되어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이 앞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부부의 길을 꿈처럼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사진. 최게바라기획사 최수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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