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5명만 모이면 우리도 협동조합’ - 서울시 협동조합 심화교육을 듣고

2013.09.03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9개월이 경과되었다. 지금 창업을 하려면 협동조합 형태로 시작하겠다는 욕구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매일 20여 개의 협동조합이 탄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여 KDB시니어브리지센터에서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협동조합 심화과정’을 개설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협동조합 전문가들을 강사로 위촉했다.

 

KDB시니어브리지센터가 시니어의 사회공헌활동 및 성공적인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시이니어들이 협동조합을 바르게 이해토록 하여 협동조합 개설 시 혹 모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의적절한 빠른 행보에 먼저 감사를 표한다.

 

 

교육은 3일간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진행토록 기획되었다. 머리 희끗희끗한 시니어들이 잘 버티어줄까? 게다가 오후 1시면 점심 먹고 달려올 시간이어서 쏟아지는 졸음을 어떻게 명강의로 막아줄 것인가? 강사들도 내심 고민이 많았겠지만, 수강생 입장으로도 여간 걱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나만의 기우가 되었다. 강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가 아니라 양방향 소통의 대화식 강의로 시종일관 교육생의 눈과 귀를 낚아채어 몰입으로 휘몰아치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3일간의 교육은 협동조합 역사 및 제도, 협동조합 설립, 협동조합 경영 등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의 협동조합은 자산 규모가 300조에 육박하고 우리 주위에도 알게 모르게 협동조합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고 한다. 협동조합은 이미 세계의 보편적 현상으로 약 10억 명의 조합원이 있고 백만 개가 넘는 단위 조합이 있단다. 서울우유도 협동조합이고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도 협동조합 형태다. 한 달이면 600여 개가 탄생한다고 하니 가히 협동조합 설립의 러시 사태를 보는듯하다.

 

하지만 협동조합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되어도 위험천만이다. 오늘 새로 만들어지는 협동조합이 있겠지만, 내일 파산선고를 하는 협동조합도 있을 것이다.

충분한 사업계획도 없이 어떻게든 잘 되겠지 하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작하는 것은 망하는 길이다.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 몇 십 번을 곱씹어 봐야 할 3가지가 있다.

첫째로, 해당 조합이 사람들의 절실한 요구에 기반을 두었는가?

둘째로, 해당 조합의 사업계획은 현실성이 있는가? 자칫 구름 잡는 얘기처럼 허황되면 출발하기도 전에 깨져버릴지 모른다.

셋째로, 다양한 조합원들의 요구조건을 어떻게 반영해 나갈 것인가? 즉 조합원이 만족하지 못하는 조합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라고 책에서 보고 강사의 말을 듣고 머릿속으로만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교육 중에 교육생들간 그룹을 나누어 가상의 협동조합을 만들고 정관과 하부 규약을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만든 것을 가지고 발표시간을 가졌는데 의문이 드는 사항은 상호 질문하고 강사가 최종 판단하고 첨삭해주면서 머릿속에 협동조합의 밑그림을 확연히 그릴 수 있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이론으로 무장하고 실제 사례를 듣고 간접 경험을 해봄으로써 실체에 한발 더 들어선 기분이다.

 

글/ 조왕래 (KDB시니어브리지센터 시니어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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