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공공시장 100억 계약의 신화, ㈜푸른환경코리아 현장을 찾다.

2013.01.31

지난 2012년 6월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100억 규모 철도역사 청소용역에 입찰된 (주)푸른환경코리아는 위생관리, 특수청소, 경비 및 소독업 분야에서 친환경 청소서비스 제공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입찰 참가자격에 인증 사회적기업 제한입찰이라는 제도을 두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사회적기업제품 우선구매를 현실화하였습니다.

최근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제품 우선구매제도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정부정책 방향에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서울시 관악구의 한 건물 2층, 그 곳에 자리잡고있는 (주)푸른환경코리아를 찾아간 날은 겨울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칼바람이 양 볼을 스치던 어느 날이었다.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희석 대표님을 포함한 임직원분들의 환한 미소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녹고 편안하게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 사무실이 너무 좋아요! 여태까지 가본 사회적기업 중에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이 건물은 원래 서울시 건물이예요. 버스 공영차고지 안에 지어서 버스회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어진 건물이죠. 근데 임대료가 비싸서 버스회사들은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 약 1년정도 그냥 비워져있던 건물이었어요.

 

(주)푸른환경코리아가 사무실 문제로 고민하다고 관악구에 요청을 했더니 이 건물을 추천해주셨어요. 그래서 약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죠. 차고지에 버스회사가 아닌 일반 회사가 들어온 건 처음이라고 하시던데요.

 

새로 짓고 계속 비워져있던 건물이라서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시멘트먼지부터 온갖 먼지를 다 가지고 있던 건물이라 한동안은 청소하고 건물관리에 힘좀 썼죠. 그렇게 때 빼고 광내니까 위층에도 사무실이 들어오고 좋아졌어요.

 

- 1994년에 시작하셨으면 벌써 햇수로 20년전 이야기네요. 그동안 어떠셨나요?

 

 

 

왜 없었겠어요. 말그대로 20년차인데..

 

특별히 변화하는 시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쉽고 한 2-3년동안 굉장히 힘들어요.

솔직히 말하면 매번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꾸준히 각종의 외부적인 환경 등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요.

 

예를 들면 처음에는 청소업이 특별한 전문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청소기술을 배우려고 노력하죠.

 

또 경기불황 등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기업 중에 하나는 청소업이예요. 다행이 거래처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해놓아 쉽게 그 관계가 무너지지 않고 있어요.

다른 기업처럼 직원들과 협의해 비용절감 방안도 찾아 시행하고 있어요. 

 

 

 

- 시작은 자활공동체라고 들었어요.

 

 

1994년 10월에 ‘푸른환경’이란 자활공동체로 시작했어요.

봉천동 철거민과 저소득층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기 위한 일종의 협동조합인 셈이죠.

지금은 오히려 협동조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협동조합 방식의 실패를 경험삼아 99년 ‘푸른환경코리아’란 주식회사로 다시 출발한거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앞서 말한 외부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논의를 통해 외부 경쟁력을 제고하는 길을 걷고 있어요.

처음에는 계단 청소 업무로 시작했어요. 물차라고, 트럭 뒤에 물탱크 같은 걸 얹은 모양의 차 한 대를 가지고 계단 물청소를 시작한 게 지금의 (주)푸른환경코리아까지 오게된거죠.

 

 

 

- 사업자등록증에 보니 공동대표가 눈에 띄네요.

 

 

사회적기업으로는 최초로 종업원 공동 대표제를 도입했어요.

이제 협동조합은 안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협동조합의 전통이 남아 있어요.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려고 하고, 인간적인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거죠.

 

- 사회적기업의 공공시장 진출에도 앞장서고 계신걸로 아는데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사례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작년 (2012년) 7월부터 22개 정도의 경의선 철도역사 청소를 맡고 있어요. 코레일이 3개 구간의 철도역 청소관리에 대해 사회적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제한입찰'(계약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여 진행하는 방식)을 실시해서 시작됐어요. 사회적기업에는 초대형 규모의 거래라고 할 수 있죠.

 

처음 시작할 때는 사회적기업이 들어와서 일을 더시킨다고 일하시는 분들의 원성을 많이 받았어요.

 늘 닦던 곳만 계속 닦고 천장이나 관리가 어려운 부분은 늘 그대로였죠. 한번만 제대로 해두면 앞으로 편할거다 하고 설득시켜서 시멘트먼지가 그대로 있는 곳을 청소했더니, 이제는 직원들이 ‘물걸레질만 해도 너무 깨끗해 보여요.’라고 하시며 보람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아요.

 

열심히해서 SLA(서비스 수준협약 [service level agreement])이나 청소품질향상대회 등에서 우수하게 평가받고 있어요. 지금은 다른 업체들로부터 압박 아닌 압박을 받고 있어요.

얼마 전에도 무슨 교육이 있어서 만났는데 어떤 회사에서 우리를 따라서 천장를 청소하다가 떨어져서 한 분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고 좀 자제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우리가 입고 있는 이 조끼가 품평회에서 1등을 해서 철도 코레일 직원들이 다 우리 조끼를 착용하기로 했어요. 따뜻하고 너무 좋다고 그러세요.

 

 

- 실무(현장)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코레일같은 경우 그동안 일을 잘 하지 않은 분들도 계셨더라고요.

 

신촌역에서 근무하시던 한 아버님은 술 마시고 일도 안하신다고 그래서 찾아갔죠.

가서 뵙고는 ‘아버님, 계속 청소하실꺼예요?’ 하고 물었더니 ‘아 그럼 안해? 내가 누구도 알고 누구도 아는데..’하시면서 으름장을 놓으시더라고요. ‘일하실거죠? 그럼 똑바로 서세요!’ 하고 확실히 말씀드렸죠.

그리고 명절에 선물세트를 가지고 인사드리러 갔었어요.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드리면서 다시 공손히 인사드렸죠.

 그러고 나서 얼마 전 품질평가에 앞서 대청소를 하는데, 그 아버님이 오후반이신데요, 오전에 일찍 나와서 자원봉사로 함께 일을 도와주시더라고요.

‘아버님 힘드실텐데 왜 이렇게 일찍 나오셨어요?’ 했더니 ‘아이고 당연히 해야죠!’ 하시면서 열심히 오전 내내 도와주시다가 오후에는 다시 당신이 맡은 자리로 가서 일하시더라고요. 많이 감사드리죠.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연매출 50억 규모의 (주)푸른환경코리아는 꿈같은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20여년의 세월과 함께 녹아내린 사람중심의 경영원칙과 지역주민들과의 상생, 또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사회적가치 등은 사회적기업가로서 절대 놓지 말아야할 좋은 자세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회적기업 (주)푸른환경코리아 정희석 대표님을 포함한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 박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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