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세상을 향해 한 발 다가서다 - ‘장애인 원스탑 특화교육’ 현장에서 만난 김성민씨 인터뷰

2012.08.02

“다른 사람의 시선과 편견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요. 한 때는 그것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지만 더 이상 그런 이유로 주저앉지 않을 거예요.”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장애인 원스탑 특화교육’ 현장에서 만난 김성민씨는 창업과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가득했다.

김성민씨는 지금 컴퓨터 A/S 및 재생 토너 카트리지 사업을 준비중이다. 교육이 끝나면 5~6개월간 기술을 익혀 내년 쯤에는 창업을 할 계획이다.

어릴 때부터 만지고 조립하는 걸 좋아했던 김성민씨는 20살 무렵 직업학교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했다.
하지만 사람이 하던 작업들이 기계화되면서 자연스레 다른 일을 찾아야 했다.
그 때 지인의 소개로 PC정비를 공부했고 컴퓨터 A/S센터에서 2년여 간 근무했다.
그러다 갑자기 불행이 찾아왔다.

 

“일하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주저앉았고 일어설 수도 없었어요. 병원도 많이 찾아다녔는데,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죠. 몇 개월간 고생 끝에 마지막이라고 찾아간 병원에서 좌측 경추신경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오랜 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왼쪽 다리와 팔은 제 맘대로 움직이지 않아요. 휠체어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죠.”


▲ 창업을 준비중인 김성민 씨

어려서부터 뇌병변 장애가 있긴 했지만 경미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했던 김성민씨는 갑자기 찾아온 2차 장애로 크게 좌절했다.

“6개월 간 우울증을 앓았어요. 은둔생활을 하며 햇빛도 보지 않았어요. 우울증이 심해 한 번에 약을 30알씩 먹은 적도 있어요. 그렇게 먹다보면 아무런 감각도 없어져요.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죠.”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극단에서의 활동이 첫 시작이었다.
병원 측의 권유로 장애인 극단 오디션을 준비했고 당당히 합격해 극단 활동을 시작했다. 2시간 밖에 잘 수 없는, 육체적으로는 힘든 활동이었지만 만족했었다. 5~6편의 공연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병원도 갈 수 없는 바쁜 스케쥴 탓에 건강이 악화되어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김성민씨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당당히 나서기 위해 창업의 길을 가려고 한다.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비장애인들과는 다른 서비스 전략을 써야 할 거예요. 앞으로 5~6개월간 기술을 꼼꼼히 익히고 이전 컴퓨터 A/S 경력을 더해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서비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무엇하나 허투루 하는 법 없는 꼼꼼한 성격이라 창업 준비도 꼼꼼히 하고 있다. 이전에 어머니와 함께 음식점 창업을 했던 경험이 있고 어머니, 여동생 모두 자영업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창업시장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의욕만 가지고 무작정 달려드는 무모함은 없다.

“큰 욕심은 없어요.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 정도만 되었으면 좋겠어요.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아직도 일주일에 두 번은 병원을 가야하고 세상의 편견도 많지만 ‘현실에 충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김성민씨. 그의 소박한 희망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란다.


▲ ‘장애인 원스탑 특화교육’ 현장

글 / 허미영 (기획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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