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15년 노점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창업의 길로 - 59년 왕십리

2012.04.02
15년 노점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창업의 길로
‘59년 왕십리(무지개가게 1293호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죠. 이번 겨울은 어느 때보다도 따뜻하게 보냈어요.”

수서역 인근 지하상가에 위치한 ‘59년 왕십리’ 한정희 대표는 지난 1월 중순 개업 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새벽3시까지 영업을 하느라 고생했을 텐데 ‘몸도, 마음도 가볍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노점에서 15년간 포장마차를 운영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단다.

“아직도 우리 상가 건물 밖에는 포장마차들이 많아요. 불과 얼마 전까지 저도 그 중 하나였죠. 다행히 강남구의 지원을 받아서 지금은 내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지만, 노점상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경쟁자라기보다는 안쓰러운 생각이 많이 들어요.”

▲ '59년 왕십리' 전경

59년생 동갑내기인 한정희.이광훈 대표 부부는 올 초 ‘강남구 희망실현창구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59년 왕십리’라는 실내 포장마차를 창업했다. 현 매장 밖 노점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부러운 눈으로 보기만 했던 상가라 감회가 남달랐다.

매장 오픈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25평 남짓한 매장의 인테리어도 꼼꼼하게 챙겼는데 빨간색 포인트와 환풍시설, 타이어를 활용한 테이블은 특히 대표 부부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실내포장마차라는 타이틀에 맞게 최대한 심플한 분위기를 유지하되 주방을 중심으로 빨간색 포인트를 줬는데 덕분에 매장 분위기가 한결 세련되고 깔끔해졌다.
또 해산물이 주요 식재료이기 때문에 수족관 등에서 비린내가 많이 날 수 있는데 환풍 시설을 잘 갖춰서 냄새도 덜하다.
테이블을 고정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 타이어는 발 받침대 역할도 하면서 독특한 매장 분위기를 연출하는데도 한 몫하고 있다.


창업 후 2개월 남짓 지난 ‘59년 왕십리’는 최근 월매출 1800만원을 기록했다. 점심식사 위주로 운영하고 있는 주변 상점과의 상생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점심 장사는 일부러 피하고 저녁 장사에만 올인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매출은 꽤 좋은 편이다.
‘장사는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신념으로 늦은 시간까지 매장을 지키며 유지해온 결과일 것이다. 실제로 대표 부부는 노점에서 새벽 4~5시까지 영업했던 것과 같이 현 매장에서도 새벽까지 영업을 유지해 저녁 식사 이후에 폐점하던 상가 분위기를 변화시키기도 했다.
이밖에도 같은 지역에서 장소만 바꾼 창업이라 단골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고, 좋은 국산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기 때문에 결과가 좋은 것으로 보인다.

“일매출은 오히려 노점 때가 좋았어요. 단골손님도 많았구요. 하지만 노점은 날씨영향을 많이 받아요. 비오고 눈오는 날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쉬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정작 일할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보름 남짓이었죠. 이제는 그런 걱정없이 꾸준히 영업활동을 할 수 있으니 훨씬 편안해요. 밖에서 고생 안한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죠.”

창업 후 안정적인 매출과 함께 가정적으로도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는 대표 부부는 최근의 일상에 만족하는 만큼 함께 고생했던 노점상들에게 ‘강남구 희망실현창구 창업지원사업’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강남구 희망실현창구’는 노점상들을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자기 자본이 없는 노점상들에게 임대보증금과 운영자금을 빌려주니 얼마나 좋아요. 창업할 준비가 덜되어 있으면 교육도 시켜주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교육을 받은 후에 정식으로 창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오랜 시간 동안 노점에서 고생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하면 지난 시간들이 조금 헛된 것 같아요. 좀 더 일찍 알고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한정희, 이광훈 대표 부부의 바람처럼 노상에서 고생하는 노점상들이 ‘강남구 희망실현창구 창업지원사업’ 등 사회연대은행의 마이크로크레딧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 '59년 왕십리' 이광훈, 한정희 대표 부부

글 / 허미영(자원개발팀)


*‘59년 왕십리’ 한정희 대표 부부는 ‘강남구() 희망실현창구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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