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청국장을 먹지 않는 대표가 운영하는 ‘화순청국장’ 성공기

2011.11.02
청국장을 먹지 않는 대표가 운영하는 ‘화순청국장’ 성공기
 
 


강남구 개포동에서 1년 넘게 청국장 전문점 ‘화순청국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경선 대표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청국장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화순청국장’은 여기서 답을 찾았다. 냄새 때문에 대중적인 음식 반열에 오르지 못한 청국장을 대중음식으로 만들자. 청국장을 못 먹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청국장 특유의 고리한 냄새가 없으면서도 구수하고 진한 맛은 살아있는 청국장을 끓여내자.

이 맛을 내기 위해 정경선, 김선자 대표 부부는 5개월이 넘게 하루 세끼 청국장만 끓여먹으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고 한다.
전국의 청국장 공장이나 유통업체에 일일이 연락하고 청국장을 받아 끓여 먹어보며 이런 저런 비교를 했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메뉴가 구수하고 순한 맛의 청국장국과 대중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청국장 비빔이다.

그리고 순한 맛의 청국장에 익숙해질 때쯤 청양고추가 들어간 칼칼한 찌개가 먹고 싶다는 주위의 요청에 따라 남은 청국장국에 고춧가루와 청양고추 등 갖가지 양념을 넣은 찌개를 내놓았다.
지금 그 메뉴가 다른 청국장 전문점에는 없는 청국장 찌개이다.
개운하고 칼칼하면서도 청국장의 진한 맛은 살아있는 청국장 찌개. 청국장을 못 먹는 손님들도 청국장 찌개의 칼칼함과 구수한 맛을 좋아해 청국장 찌개는 ‘화순청국장’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정 대표가 말하는 ‘화순청국장’의 비법은 ‘온도와 습도’다. 청국장을 가마솥에 삶아 띄울 때 온도와 습도 조절이 중요하단다. 그 차이를 터득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단다.


▲'화순청국장'의 대표메뉴인 청국장 찌개(위),
청국장 비빔(아래)
콩도 그냥 콩이 아니다. 화순에서 친척이 직접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 수확한 콩이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서도 갖고 있다. 콩 뿐만 아니라 주요 농산물이 화순에서 올라온다.

“원가계산은 안합니다. 원가계산을 하기 시작하면 재료 구입할 때부터 고민이 많아져요. 저렴한 것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식재료는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사야 하는데...”

정 대표 부부는 음식에 관해서는 철저한 철학을 갖고 있다.
영양 많고, 몸에 좋은 음식을 맛있게, 보기 좋게 대접하는 것은 기본이다.
추가 반찬을 제공할 때 꼭 새 그릇에 담는다.
한가한 시간에 밑반찬을 미리 덜어놓지도 않는다. 보기에도 안 좋을 뿐더러 음식 맛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 부부의 이러한 소신 덕에 ‘화순청국장’에서는 청국장 비빔, 청국장 찌개 등 주 메뉴 외에도 다섯 가지 기본 반찬이 알록달록 먹기 좋은 모습으로 올라온다.

음식에 대한 소신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끔 전수 창업을 원하는 분들이 있긴 한데, 매뉴얼을 만들어 주는 등 쉽게 비법을 알려주고 싶진 않아요. 스스로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아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함께 하면서 음식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요즘 일은 고되지만 하루하루 즐겁다는 정경선 대표. 사회연대은행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을 하기 전까지는 일이 없어서 TV보는 게 전부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일할 수 있다는 것, 나를, 우리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문밖 대기 손님이 50m 이상으로 줄을 서며 문전성시를 이루는 게 목표라는 정 대표의 희망이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글 / 허미영 (자원개발팀)


▲'화순청국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다섯가지 반찬이 알록달록 함께한다.



*‘화순청국장’ 정경선, 김선자 대표부부는 ‘강남구() 희망실현창구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존재하는 파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