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사회적기업가 비전 워크샵 현장탐방 후기

2011.10.05
2011.9.26~28일 2박3일의 일정으로 파주(경기), 마포(서울), 안성(경기), 홍성(충북), 완주(전북)에 이르는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회적기업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성공한 사적기업가가 되겠노라며, 새로운 일에 뛰어든 지도 반 년여가 지나고 있고, 유난히 비 많고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어김없이 돌아온 수확의 계절 가을을 지나며 반 년간의 활동을 정리하던 중에 현장탐방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쌓인 많은 답답함과 의기소침, 자신감 하락으로 인한 자기 확신의 부재가 더 큰 부담되는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었고, 어느 사이엔가 반성과 정리가 푸념으로 변해가는 걸 느껴가는 오늘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는 만큼 많은 아카데미나 워크샵이 있었지만, ‘사회적기업의 이해’, ‘사회적 기업가의 자세’, ‘사회적기업의 설립 및 정책’등을 주제로 한 숱한 이론교육은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이들보다는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업무교육 같은 인상만을 남겼습니다.
물론 사회적 기업가로서 알아야 할 기본적 소양을 함양하는 데 도움은 되지만,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그 정도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쫓아다니며 들어야 할 만큼의 대단한 내용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열정도 많이 시들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여느 사업 분야처럼 사회적기업 분야에도 선구자나 유명인들이 초대된 강연회, 세미나, 포럼 등에서 얻는 감명은 얼마 안가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바뀌더군요.

이번 탐방은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여러 지역의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목적지였습니다.
누구를 만난다는 기대보다는 ‘정신적 재 무장’이 필요한 시기였고,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도망치는 마음으로 참여한 현장탐방 워크샵이었습니다.
결과는 성공 반, 실패 반 입니다. 도시를 벗어나 여유로운 환경에서 지내고 오리라 감행한 도시탈출은 처참한 실패였지만,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라는 말처럼 도시에선 볼 수 없었던 숨은 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민해결을 위해 지내온 오랜 세월과, 오랜 세월 속 숱한 시행착오가 만든 상처들, 하지만 시행착오가 만들어주는 단단함과 자신감.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반짝임을 보면서 아직은 더 많이 아파도 보고, 많이 깨지고 부딪혀야 한다는 ‘정신적 재 무장’만큼은 확실히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성공적으로 사회적기업을 꾸리고 있는 여러 현장을 둘러보며 배운 점들을 정리하자면
1. 창조적 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
2.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이 모이고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철학이 필요
3. 신뢰가 쌓이는 데에는 세월과 고난이 필요하며 이를 이겨내면서 경쟁력이 생기는 것
4. 사회적으로 좋은 일 한다는 허울에 빠지지 말고, 기업인으로서의 기본자세를 잃지 말 것

정도로 추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벽의 갈라진 틈을 수선하지 않고, 벽을 타고 오른 나무 줄기로 보고 잎을 그려 넣은 모습입니다.

기존의 시선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선을 가져야 할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 같아 완주의 비비정마을에서 담아온 사진입니다.

이번 탐방의 목적지는 사회적기업의 성공적 현장이었지만, 주인공은 바로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뜨거운 젊은이들이었습니다.

함께한 열혈청춘의 앞날에 번뜩이는 영감과, 지치고 힘들 때 재도전 할 수 있는 열정이 영원하기를 바라며탐방기를 마칩니다.
글 / 김태수 (녹색친구들 대표)


*‘녹색친구들’은 친환경 주택을 건설하는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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