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인도에 걸터 앉아 정말 많이도 울었습니다. - 최해식의 최고루

2011.06.02
인도에 걸터 앉아 정말 많이도 울었습니다.
최해식의 최고루 (무지개가게 1137호점) 정진행 대표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제 가족들에게 이렇게 행복한 날들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사랑, 행복이라는 단어조차 잊어버리고 살아온 나날들이었습니다.

서울 논현동에서 운영하던 주점이 IMF 영향으로 폐업하면서 10여 년 전 신용불량자라는 멍에를 쓴 채 부모님이 계시는 광주로 내려왔습니다. 백화점 청소부, 주차장 도우미, 공장의 야간 노동자 등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다가 동생의 도움으로 치킨 전문점을 인수하게 되어 약 8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수익이 많은 것은 아니었기에 여유로운 생활은 못했지만 그래도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본사의 부도로 저 역시 또 한 번 나락으로 떨어져야만 했습니다.
모든 것이 싫어서 죽음이라는 것을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저를 지켜준 사람들이 제 가족이었습니다.
제 아내와 세 자녀...

가족을 지켜야 겠다는 생각에 중국집에서 배달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누우면 다리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성실하게 근무했습니다. 5개월 쯤 지나니 가게 사장님이 중국집 한 번 해 볼 생각이 없냐고 묻더군요.
하지만 그림의 떡! 저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었습니다.

고민하던 중에 어느 지인이 도와주겠다고 해서 사장님과 계약을 했습니다.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도와주겠다던 지인이 사정이 있어서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며 미안하다 그러더군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보증금 오백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살아가는 제 형편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합해 천 오백만원 지불되었는데 저한테 그 돈이 어떤 돈이었겠습니까!

그러던 중 우연히 사회연대은행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신용등급 최하위에 담보능력도 없는 나 같은 사람도 가능할지...
상담을 해보니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하고 발표일까지 기다리는 동안 하루하루가 저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배달을 가고 있는데 1차 서류심사에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믿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인도에 걸터앉아 정말 많이도 울었습니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소중한 일터인 중국집에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행복한 사업장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예쁜 두 딸과 중학생인 멋진 아들을 교육시키고 적은 금액이지만 저축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지만 조만간 저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창업 과정에서 광주사무소의 류재팔 소장님과 인연을 맺게 되어 지금도 소장님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또한 힘들어할 때는 격려도 해주시는 류 소장님께 이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사회연대은행 이사장님과 임직원 여러분!
우리 사회에는 살아보려는 의지는 있으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재기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십시오.
글 / 정진행 대표 (최해식의 최고루)


*‘최해식의 최고루’ 정진행 대표는 ‘산은창업지원기금()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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