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하고 싶어요.” - 이주민극단 샐러드

2011.08.29

“이주민 극단이라면 당연이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수 외국인 보호소 화재 사건’은 이주민들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얘기하고 싶었어요. 진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고, 말할 수 없지만 모두가 한 번 쯤은 생각해봐야 할 주제라고 생각해요.”



▲ 관객과 마주한 '극단 샐러드’ 박경주 대표와 단원들


8월 10일 경기도 이천의 유네스코 평화센터에서 진행된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다문화 직무교사 연수’ 초청 공연 ‘여수 처음 중간 끝’을 마치고 연수생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극단 샐러드’의 박경주 대표는 연극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시작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이지만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보고 교육해야 할 교사들이 함께 하는 만큼 보다 직접적이고 적나라하게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다국적 이주민으로 구성된 ‘극단 샐러드’는 공연예술 창작집단으로 이주민과 정주민의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을 통해 문화 다양성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고자 설립되었다.

2009년 1월 이주민 연극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첫 창작공연 ‘맛있는 레시피’, 전시회 ‘독일 아리랑, 45년에 묻다’, 퍼포먼스 ‘샐러드왈츠’, ‘당신은 나를 기억하는가’ 및 다문화 체험 워크샵 등을 선보였으며 2010년 이후로는 창작공연 ‘나 학교 안 가’ ‘여수 처음 중간 끝’, 전시회 ‘다문화 영상, 퍼포먼스, 체험 展 ’, 퍼포먼스 ‘Space Manhol-e-ssay', '샐쇼' 등 다양한 예술적 접근을 진행 중이다.

“사진과 영화 공부를 위해 독일에서 유학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 문화적 충격이 있었고, 동양인,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피해의식도 있었어요. 그게 바탕이 되어 다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독일 유학 당시 받았던 문화적 충격과 이방인으로서의 설움을 겪어본 것을 계기로 박 대표는 ‘이주노동자방송국’에서 활동하며 이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극단 샐러드’를 창단했다. 샐러드라는 이름은 ‘뒤섞여 있어도 고유의 맛을 그대로 간직한다’는 샐러드볼(Salad Bowl)‘ 이라는 말에서 따왔다.

▲ ‘극단 샐러드’ 박경주 대표

현재 ‘샐러드’에서는 20여명의 단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대부분 결혼 이주 여성이다. 극단 상황이 넉넉하지 못해 중간에 그만두는 단원도 있었지만 극단 활동 자체를 즐기고 거기서 삶의 의미를 찾던 단원들은 남아서 가족의 지원 아래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샐러드’의 배우들을 단순히 배우로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의 문화에 대한 문화적 긍지를 갖고 있는 문화 전달자로 생각한다.

배우들 역시 각자가 사연을 안고 한국에 왔고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름의 방식대로 적응하며, 고향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연극배우라는 역할을 맡은 데 대해 가끔은 본인 스스로 놀라기도 하지만 고향을 대표하는 ‘문화전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극단 활동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 ‘샐러드’ 단원들과 박경주 대표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 / 허미영 (자원개발팀)


▲ 연극 ‘여수 처음 중간 끝’ 중에서


*‘극단 샐러드’는 ‘ 결혼이민자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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