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아이 때문에 언어치료사 공부 시작했어요" - 함께가자 아동발달센터

2011.03.29
"아이 때문에 언어치료사 공부 시작했어요"
함께가자 아동발달센터(무지개가게 1217호점) 김인숙 대표 인터뷰
“많은 언어치료사들이 있겠지만, 어느 누구보다 장애아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이끌어줄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서울희망드림뱅크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함께가자 아동발달센터(무지개가게 1217호점)’의 김인숙 대표는 언어치료사이자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다. 그렇기에 장애아들과 그 가족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첫 돌때부터 아이가 조금 늦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래서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특별한 소견은 없었어요. 그러다 두 돌이 될 때쯤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어요. 이전부터 아이 발달이 늦어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 조금씩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생각보다 충격은 덜 했어요.”

아이의 장애가 확인된 후 김인숙 대표의 삶은 달라졌다. 잘나가던 공무원 신분을 버리고 아이 양육에만 올인했다.
대기업 금융회사에서 일하던 남편도 아이를 위해 (사)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등 장애아동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대표가 언어치료를 공부한 것도 아이 때문이었다. 아이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공부도 하고 정보도 찾으며 아이 양육에 힘썼지만 아이가 커 가면서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었기에 전문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김 대표가 공부를 시작할 때 초등학교 3학년이던 아이는 어느새 중학교 3학년이 되어 날마다 조금씩 새로워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단다.

   ▲ 함께가자 아동발달센터 전경                                                               ▲ 사무실에서 김인숙 대표

현재 ‘함께가자 아동발달센터’에서는 언어치료 외에 미술치료, 음악치료, 인지학습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용자 수는 대략 월 8~90명이다. 바우처 제공기관으로 등록되어 이용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강북구는 상대적으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이 많아요. 그래서 발달장애를 앓고 있어도 형편 때문에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있었고, 같은 이유로 치료기관도 많지 않았어요. 우리 아이 역시 같은 처지였기 때문에 아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지역주민의 편의도 고려해 집과 가까운 위치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치료기관을 창업했는데 부모님들이 좋아하세요.”

부모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같은 장애아동의 부모라는 동병상련의 마음도 한 몫 한다. 한 동안은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다른 부모들과 나누기 위해 상담활동도 했었다.

“물론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들은 걱정이 많아요. 대부분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요. 그런데 가장 힘든 건 아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는 이미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어요.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항상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요.”

장애아동을 둔 부모이자 전문가로서 김 대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정책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장애아동은 왕따 문제를 비롯해 학교에서도 취약한 상황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인격적으로 상대하려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해요.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되 배제시키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더불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통합교육이 필수적이지만 일반학교에 특수학급 하나 설치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에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우후죽순으로 장애인에 대한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 정책’은 없는 것 같다는 김 대표와의 인터뷰는 ‘우리가 과연 장애인을 더불어 함께 발전해 나갈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하고 반성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글 / 허미영 (자원개발팀)

 
※ 함께가자 아동발달센터 바로 가기 ->  http://www.littlepower.org/
 

*'함께가자 아동발달센터' 김인숙 대표는 '서울시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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