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한국에서의 10년, 그 혹독한 시간을 딛고 - 장모님순대국

2010.06.24
한국에서의 10년, 그 혹독한 시간을 딛고
- ‘장모님 순대국’ 석화춘 대표-
글. 허미영 / 자원개발팀
“두부전골은 직접 만든 조선간장으로만 간을 해요. 그 외에 조미료는 전혀 넣지 않기 때문에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순대는 직접 만들어요. 중국식 순대와 한국식 순대가 조금 다른데 두 가지를 적절히 조절해서 우리 집만의 독특한 순대를 만들었어요.”

“순대국의 막장도 직접 만드는데 비법을 궁금해 하시는 분이 많아요. 1년을 묵혔다가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항아리 일곱 독을 채워놨어요. 내년 장사 밑천이자 보물 1호라고 할 수 있죠.”


따가운 여름 햇살이 한창인 6월의 어느 날, 산 좋고 물 좋은 경기도 가평에 자리잡은 ‘장모님 순대국’을 찾은 일행에게 석화춘 대표는 메뉴 하나하나의 특징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 순간 만큼은 석 대표도 한국 생활에 서툰 결혼이민자가 아니라 어엿한 식당의 대표로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맛깔나는 음식을 요리하는 요리 전문가였다. 당당한 자부심도 느껴졌다. 아마도 지금의 시간이 있기 까지 나름의 혹독한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이리라.

10년 전 중국에서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온 대표는 당시 문화적 차이, 향수병 등으로 우울증을 앓았었다. 그때 남편의 권유로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순대국·순두부 전문점에서 일을 배웠다.
언어소통 조차 원활하지 않던 시기였기 때문에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한국 문화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사회활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월급도 없이 일하고, 또 배우면서 6개월을 보냈다. 6개월의 시간을 통해 석 대표는 요리 실력을 쌓았고 한국 문화와도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창업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 순대국·순두부 전문점을 창업했다. 영업은 생각 외로 잘 되었지만 남편 사업 때문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남편 사업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중국에서 체인사업을 크게 했던 남편은 결국 실패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빚더미 속에서 음식점을 창업했지만 생활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석 대표는 다시 예전 기억을 되살려 지금의 ‘장모님 순대국’을 창업하게 되었다.

새롭게 ‘장모님 순대국’을 창업하면서 석 대표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순두부, 순대국, 곱창 등을 메인 메뉴로 정하면서 각 메뉴별로 유명한 맛집을 돌며 비법을 연구해 레시피를 마련했다.
“가평에서 조금만 나가면 마석이나 구리 등의 유명 먹자골목으로 나갈 수 있는데 가평 손님들의 발길을 끌려면 더 좋은 뭔가가 있어야 하잖아요.”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 정성이 통했는지 ‘장모님 순대국’은 개업 직후부터 일 평균 50만원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석 대표의 꿈은 아직 높다. 매출도 배 이상 올라야 그간 실패를 만회할 수 있고 아이들 뒷바라지도 제대로 할 수 있단다.

아직은 친지의 집에서 신세를 지는 형편이지만 이대로 부부가 함께 노력하다보면 빠른 시일 내에 석화춘 대표가 꿈꾸는 그날이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내일을 위해 정진하는 석화춘 부부의 행보에 등불이 비춰지길 바란다.

창업지원기금 : 수출입은행 결혼이민자 창업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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