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강남에서 날아온 반가운 편지 - 미수전복

2009.11.26
강남에서 날아온 반가운 편지
 
 



▲재기를 위해 노력중인 미수전복 이강윤 대표님(위, 오른쪽)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미수전복 전경(아래)
오늘도 늦은 밤!
달그락 설거지소리가 멎고 일과가 끝난 시간에 잠시 회상에 잠겨봅니다.
아직은 깊히 뿌리를 내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사람, 두사람 늘어가는 고객의 래방에서 부푼 희망을 재 보면서 내일을 설계하는 마음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욱 고객의 마음에 드는 메뉴를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좀 더 만족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나름의 연구이지요.
한편 지금 이렇게 일에 매달릴 수 있는 일상에 감사하면서 세월을 돌이켜봅니다.
생각하면 1년 전만해도 체념과 좌절에 익숙해져서 현실의 벽을 넘어볼 방법이 없었던 저였기에 다시금 인생의 희망을 가꿀 계기를 만들어주신 사회연대은행과 강남구청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이 편지를 씁니다.

십 수 년 전의 사업실패와 부도로 인한 신용불량딱지는 오랜 세월 저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혔습니다.
이 사회에서 죄인아닌 죄인이요 병신아닌 병신이었습니다. 세상어디를 가도 저 혼자만 보통사람의 대열에서 낙오한 실패자인가 싶어 사람을 외면하는 자폐증이 생기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하고 가치 없는 인생이라는 자학이 따라붙었습니다.
13년 동안 국가공무원으로 봉직했던 저에게 나라의 제도와 법이 원망스럽고 무작정 외국으로 도피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금융을 이용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세상의 구조 속에서, 또 실명으로 은행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활동이란 일용노동을 팔아먹는 일 외에 가능한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십년이 넘는 세월을 부초처럼 살던 중 분명하지 않으나 2008. 11월의 어느 날 무료한 낮 시간에 강남케이블방송TV를 보고 있던 저는 강남구청의 지원으로 창업에 성공한 식당주인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를 보고 눈을 크게 떴습니다.
하지만 그 오랫동안 재활프로그램도 볼 만큼 보았고 서민, 영세민 지원대책은 눈에 띄는 대로 상담해 보았어도 신용불량인 저에게는 그림속의 떡이었기에 설마~ 하는 체념이 앞섰지요.
그래도 방송의 해설에서 금융소외계층에게 지원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을 듣고서는 머릿속 한쪽에서 희망이 반짝 솟았습니다.

'그래, 어쩜 하늘이 기회를 주시는지도 모른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오전에 강남구청 기업지원과에 전화를 했더니 여직원이 친절하게 사회연대은행에 가서 상담해 보라는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이어 전화를 받은 사회연대은행의 직원은 진실하고도 꾸밈없이 절차와 업무내용을 설명하였는데 제 마음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이 감사와 희망에 들떴고 그때 상담해 주는 직원은 제게 바로 천사였습니다.

저는 2004년 경부터 경북 구룡포에 있는 친구의 어장에 자주 머물면서 양식하던 전복으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보고 연구하여 맛좋은 전복곰탕과 전복찜을 만들었는데 그 요리경험을 바탕으로 친구는 이미 대구에서 전복요릿집을 창업하여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모아 성업 중에 있었지요.
저 역시 친구를 도와주면서 전복아이템으로 수없이 사업계획을 세워보았기에 주저없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고 저렴한 사업장을 임대하여 창업하려는 계획으로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인지 저의 의지를 확인하신 담당 김종진팀장님께서 자상하고 세밀한 창업지도를 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지난 6월19일, 강남구 대치동 986-11번지의 1층에 저렴한 가게를 계약하고 인테리어 작업 끝에 7월8일 첫손님을 받았습니다.
그 손님이 전복곰탕을 드시고 나서 말씀하신 “국물이 참 독특하게 진하면서 시원해요. 꼭 보약같아요”라는 칭찬에 저의 마음은 하늘로 붕~ 떴습니다.

손님들의 한결 같은 음식칭찬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신종플루탓인지 몰라도 손님이 많이 뜸한 편입니다. 그럴수록 저는 더욱 노력해서 꼭 성공하리라 다짐합니다.
지난 날을 생각하면 제가 성공해서 조금이라도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살아가는 보람이겠지요.
세상의 그늘에, 사회의 굴곡진 이면에는 애달픈 사연들이 많더군요. 백원의 빚을 지고 만원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 획일적인 제도,법령 때문에 오랜 세월을 희생하고도 하소연 할 데 없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감히 제언하건대 이들에게는 백마디의 구호, 천마디의 위로보다도 억울하게 손,발을 묶은 제도의 오라를 벗기고 단 100원이라도 실질적인 지원으로 재활의 발디딤을 놓아주는 손길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우리 사회에 참 빛과 희망등대를 지펴 주시는 사회연대은행 이사장님과 본부장님 및 직원님들! 그리고 좀 더 나은 복지혜택을 시민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고자 항상 애쓰시는 강남구청장님 및 직원님들께 저의 간절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건안을 빌어 드립니다. 아울러 늘 자상한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김종진팀장님께 특별한 감사를 전하면서 이 편지를 놓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오.

2009. 11.
강남구 대치동 986-11 미수전복 이강윤 올림.

창업지원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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