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5년째 투병중이신 장모님께 드리는 편지 " - 행복을 파는 과일가게

2009.07.30
"5년째 투병중이신 장모님께 드리는 편지 "
행복을 파는 과일가게(무지개가게 603호점)
이준용 대표
사랑하는 어머님!
당신의 못난 아들이자, 사위인, 연형이 신랑, 준용입니다.
근 20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고맙고, 죄송하다는 마음을 이제야 전하게 된 것을 용서하십시오.

어머님!
어머님과 저는 전생에 정말 큰 인연이 있었나 봅니다. 애지중지 홀로 30년을 키운 딸을 못난 저에게 선뜻 허락하시고 미소짓던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 미소에 보답을 못하고 어머님과 아내 연형이에게 고생만 시키며, 굴곡많은 세월을 살아온 지난 날이 죄스럽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님!
5년 전 화장실에서 쓰러져 계신 어머님을 발견했을 때는 청천벽력 같았습니다. 어머니만을 의지하고 살아온 당신의 딸 연형이의 참눈물을 보았고, 어머님 홀로 살아오신 인생이 안쓰럽고 한스러워 저 역시 돌아서서 소리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뇌수술을 받으시고 한 달 반만에 깨어 나셨지요. 중환자 대기실에서 연형이와 단 둘이 교대하며 대기하던 한 달 반은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습니다.
어머님은 왜 연형이 하나만 나으셨는지... 처남 처제 하나없는 저의 처지가 조금은 서운할 때도 있었습니다. 어머님 말씀대로 저희는 세 놈 낳기 잘했다고 그 때 생각했지요.
똥오줌 마다 않고 어머님이 키워준 세 놈 잘 자라고 있어요. 해근이는 벌써 중학교 2학년, 해인이는 초등학교 5학년, 그토록 예뻐하셨던 막둥이 해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답니다. 어머님! 정말로 고맙습니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 4년 동안 계시다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춘천 요양원으로 모실 때 앰뷸런스 안에서 차창을 바라보며 못난 저를 자책하며 많이 울었습니다. 장모님 한 분 잘 모시지 못하는 제 자신이 왜 이렇게 밉던지... 그 후 4개월, 다시 서울 병원으로 입원시킬 때는 저 역시 기뻤고, 연형의 환한 미소를 보았습니다. 매일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가까이에 어머님이 계시다는 것, 이런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런 심정, 이런 기쁨 아마 모를 겁니다.

  어머님!
정말 기쁜 소식 한 가지 전할게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강남구청에서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하면서 저희에게 무담보로 5천만원을 빌려주셔서 일원동에 꿈에 그리던 과일가게를 차렸어요.
가게 이름은 '행복을 파는 과일가게'예요.
뭐가 그렇게 기나고요?
우리도 행복해 지고, 우리 가게에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라고 여우같은, 당신의 손녀딸 해인이가 지었답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2시까지 연형이랑 열심히 일하니까 실수없이 상환금도 갚아가고 어머님 병원비도 걱정없습니다.
5년 후면 온전히 저의 가게가 된다는 꿈에 힘이 납니다.

사랑하는 어머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지금은 비록 콧줄로 식사를 연명하며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말씀 한마디 못하시며 누워만 계시지만 기적은 일어날 거예요.
저 역시 그 기적의 끈을 놓아 본 적이 없습니다. 설령 그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콧줄을 꽂고 누워계셔도 나의 어머님이고, 말씀 한마디 못하셔도 우리 어머님입니다. 우리 가족의 정신적 지주시니까요.

어머님!
사랑하는 어머님이 계시고 사랑하는 아내 연형이 그리고 사랑하는 삼남매가 있기에 저에게는 그것이 희망이고, 그 희망이 있기에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부탁이 있어요. 저에게만 날려주시는 살인미소, 딸 연형이에게도 좀 날려주세요. 저 보실 때만 웃으시고, 딸을 보실 때는 안 웃는다고 연형이 질투가 심합니다. 사랑하는 어머님 다시 한 번 사랑합니다. 무조건 사랑합니다. 어머님 힘내세요!! 파이팅!!!
못난 아들 겸 사위 이준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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