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난 암담한 현실에 좌절해 있었다. 도저히 앞도 보이지 않고 끝도 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6년 반 동안 인천에서 방앗간을 했던 나는 너무도 지겹고 힘이 들어 방앗간을 그만두었다. 근동에서 잘된다고 소문난 가게였으나 너무도 쉽게 모든 걸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생선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에 손실이 계속되었다. 내 모든 걸 투자했었지만 1년도 안되어 1억이 넘는 돈을 잃고 빚까지 지게 되었다. 거기다 신용불량까지... 2년 전 5월, 더 이상 모든 걸 영위할 수 없기에 하던 장사를 접고 일용직, 뷔페 아르바이트, 대리 운전 등 시간되는 일은 모두 해 봤으나 가족을 부양하고 빚을 갚아나가기에는 너무도 힘든 나날이었다.

그러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방앗간 기계상을 통해 용인에 방앗간이 아주 저렴하게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인 가게로, 관리비까지 하면 월 300만원의 고정 지출이 있는 가게였다.

모든 기계를 갖추고 있는 가게였으나 세가 비싸 전 운영자도 두 손 들고 나간,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가게였다.

그러나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였고 더 이상 뒤로 밀릴 곳도 없는 처지였기에 처가에서 500만원을 빌려 30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200만원을 월세로 낸 후 쌀 20kg을 가지고 방앗간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현재의 방앗간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사회연대은행의 소식을 보고 한 번 신청해보자고 하여 반신반의하며 나의 사연을 진심으로 알리고 자금지원을 신청하였다. 다행히 자금지원에 선정된 나는 며칠간 소정의 교육을 받고 드디어 운영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렵던 가게는 활력을 찾았다. 물품구입이 원활해지고 가게 홍보도 열심히 했다.

내 인생의 크나큰 전환점이 된 2006년 10월은 정말 잊지 못할 때이다.  아무런 조건없이 내게 1500만원이라는 큰돈을 지원해 준 사회연대은행이 없었다면, 가게를 운영할 여력이 없던 난 지금까지 버텨오지 못했으리라. 또한 가정마저 해체됐을 지도 모른다. 나는 내일도 새벽 일찍 일어나 가게에 나가 일을 할 것이다.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그리하여 내게 큰 도움이 되어준 사회연대은행에 나 또한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현재 내가 갖는 작은 소망이자,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