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풀뿌리 사회적기업의 고장 ‘스코틀랜드’ 해외연수 후기

2016.12.01
영국은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이 시민사회와 정부 영역에서 아주 잘 발달된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도 지역사회 공동체 비즈니스 거점이 바로 스코틀랜드 지역입니다.
 
지난 9월 3일부터 11일까지 6박 9일간 ‘LG Social Fund(친환경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선발한 사회적기업가가 주한 영국문화원의 주관으로 ‘영국 스코틀랜드로 해외연수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풀뿌리정신으로 시작한 스코틀랜드의 사회적경제조직은 역사적으로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었고, 단단한 신뢰자본으로 사회적 임팩트를 실현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적경제의 생태계가 이렇게 건강하게 조성되기까지 어떤 역사와 배경이 있었을까요?
 
이번 스코틀랜드 해외연수단은 그 지역의 사회적기업과 유관기관을 탐방하고 제9회 CEIS(Community Enterprise In Scotland)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지역혁신형 사회적기업을 만날 수 있고, 사회적기업의 이슈와 정책 토론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매우 기대되고 마음이 설렜습니다. 무엇보다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현장에 방문하는 일정이 제일 인상 깊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역사회를 살린 500시간의 기적
에든버러에 위치한 'Cokenzie House and Gardens'는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예쁜 저택입니다. 그런데 이 저택이 이 지역사회에 얼마 남지 않은 유적이라니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17세기 후반부터 지역사회에서 공동으로 이곳을 소유, 관리하며 지역 내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거나 레지던스 프로그램 등을 주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지역 예술가의 작품 전시, 지역 장인들의 수공예품 판매, 숙박제공, 아트 스튜디오 대여, 결혼식, 파티 등 이벤트 공간 대여 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지역사회의 멋진 공간으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이곳은 세계대전 1, 2차 이후 2008년까지 고아원, 지역대학, 요양원으로 사용된 곳이었습니다.
이후 지역 주민 회의에서 이 공간을 의미 있게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필요자금이 컸던 만큼 거의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도움 없이 이러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바로 지역주민이 직접 500시간이라는 자원봉사로 이 공간을 심폐소생 한 것인데요.
현재도 99%가 직접사업의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지역의 유명관광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주민이 이렇게 하나로 협동해서 의미있는 공간을 재탄생시키고 유지해 온 노력과 정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훌륭한 시민리더가 이룬 세상
‘New Lanark'는 18세기에 설립된 면직공장으로 수력으로 운영이 되는데 자연경관이 좋아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습니다. 18세기 당시 지역주민에게 공정한 임금과 주거, 교육시스템을 제공해주고 보육시설을 구비했던 세계 최초의 직장으로 알려져 있기도 한 곳입니다.
현재는 사회변혁의 초창기 움직임으로 소개하는 박물관과 미디어 시스템이 구축되어 관광지로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라나크를 알리기 위해 사회변혁을 위한 토크, 전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으며 특산 방직제품 및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어 지역 고용기회 확대 및 라나크 관리 수익 창출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라나크를 또 하나의 역사적인 랜드마크로 탄생시킨 인물은 로버트 우웬입니다. 이미 방직공장에 대한 경험이 있었던 로버트 우웬은 특히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기존의 노동시간 18시간을 10시간으로 줄였고 떨어진 울을 줍는 어린 아동의 위험한 노동현장을 금지시킨 위인입니다. 훌륭한 시민 리더가 어떻게 지역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지역중심의 풀뿌리 사회적기업이 임팩트를 실현하고 있었습니다. 임팩트를 내기 위해서는 인내와 신뢰자본이 밑받침 되어야 하는데, 스코틀랜드는 이러한 자본이 탄탄하게 밑받침 되고 있었습니다. 연수기간동안 만났던 사회적기업가의 자신감 있는 눈빛과 여유로워 보이는 태도의 원동력이 바로 이러한 환경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해외연수를 통해서 사회적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발견하게 된 시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더 나은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임자현(사회적기업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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