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더이상 이렇게는 살지 말아야겠다' - IBK기업은행 소셜벤처 성장지원사업 지원업체 '우리에듀' 수기

2019.04.22

10여 년 동안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심신이 지치게 되자, ‘에 대한 막연한 회의감과 함께 어떤 을 살 것인가에 대해 자문하게 되는 횟수도 늘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엔지니어링 회사에 다니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고 직종은 다르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그 사람에게 인간적인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공통된 질문에 남편은 결국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자!” 라는 답을 내놓았고 그렇게 결혼 6개월 차에 우리는 세계일주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단조로움을 떠나왔지만 긴장되고 낯선 시간 또한 이내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문화 안에서 나름대로의 삶을 일궈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우리가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서민이라 한다면 그 서민조차 되기 힘든, 역설적인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목적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일상으로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거창한 물음표는 더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IBK소셜벤성장지원사업 지원기업 우리에듀



그러던 때였습니다. 프라하 시내에서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트램을 타기로 했습니다. 10여분이 지나 우리가 기다리던 트램이 보이기 시작했고, ‘늘 그랬듯놓치면 안 된다는 조바심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트램 문이 열리기만 하면 안으로 튀어 들어갈 듯 발을 동동 굴리고 있을 때, 차장이 나와서 우리를 밀치며 신경질적으로 언성을 높였습니다. ‘이 사람이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나라고 생각하던 찰나, 차장은 차체에 붙어있던 슬로프를 내려 우리 뒤에 있는 휠체어 탄 장애인을 트램 안으로 직접 안내했습니다. 화가 나서 달아올랐던 뜨거운 얼굴은 창피함 때문에 쉽게 식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뒤에 휠체어가 있는지 조차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IBK소셜벤성장지원사업 지원기업 우리에듀

 


그랬습니다. 우리는 늘 무엇을 놓칠까 봐 전전긍긍했고 손해 보지 않기 위해 더 빨리 달려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인의 삶은 중요치 않게 되었고, 사회에서 소외되고 뒤쳐진 사람에게는 오히려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며 그것을 용기로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물음은 풀리지 않았지만 더 이상 이렇게는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깨달음과 경험적 반성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존중하고 좀 더 겸손해 지기로 했습니다.

생각의 흐름과 삶의 방향이 정해지자 곧 해야 할 일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에듀는 그렇게 탄생을 했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장애아동들을 위해 병원 진료, 은행 업무 등을 미뤄야만 했던 장애아동의 엄마, 아빠의 말 못할 고통과 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 돌봄 교실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IBK소셜벤성장지원사업 지원기업 우리에듀



많은 지인들과 기관들의 응원을 받고 좋은 뜻으로 시작한 사업, 좀 더 많은 아이들과 그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는 나 역시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중 ‘IBK기업은행 소셜벤처 성장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선발 되었습니다.

이렇게 은행의 도움을 받기 전까진 은행이란 차갑고 어려운 곳, 절대 좋은 일로 방문했던 기억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여 모두가 살맛나게 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와 과정은 그간 가지고 있었던 인식들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으며, 시기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때, 현실적이고도 조건없는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사업장을 지켜나갈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내진 않지만 힘들 때 묵묵히 손을 잡아준 IBK기업은행과 사회연대은행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런 소중한 도움을 빚으로 삼아 사회적 약자라는 단어가 없어질 수 있도록, 소외 받는 이들의 삶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할 것입니다.

 

/ ‘우리에듀대표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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