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동의 음악치료를 통해 건강한 가족공동체를 회복시키겠습니다” - 창업팀 11기 그로우고잉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표님과 그로우고잉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음악치료를 통해 발달장애 아동을 둔 가정이 건강한 가족공동체를 회복하도록 돕는 사회적기업 그로우고잉의 나효정 대표입니다. 음악치료사 3인으로 이뤄진 그로우고잉은 음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고 발달장애 아동, 부모님과 함께 성장(grow up together)하면서 질 높은 음악치료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현재 그로우고잉은 부모님이 치료사가 되어 직접 발달장애 아동 치료에 활용하실 수 있는 ‘터틀쏭북’을 제작하면서 전문 치료인력이 가정을 방문해 음악놀이를 진행하는 ‘터틀고잉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Q. 대표님께서는 대학원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하신 후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사회적기업 창업을 결심하셨나요?
그로잉고우를 창업한 이유는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님들이 에너지와 비용을 덜 들이고 스스로 치료사 역할을 수행하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예요. 원래 발달장애 아동의 치료는 기관과 가정이 연계해서 진행해야 효과적입니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발달장애 아동의 치료는 주당 50시간 이상 이뤄질 때 효과를 거둔다고 해요. 특히 부모님이 오랜 시간 아동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할 때 장애 위험을 많이 낮출 수 있어요. 그런데 복지관의 실제 치료 시간은 주당 10시간 내외이기 때문에 각 가정이 나머지 시간을 반드시 채워줘야 하죠.
그런데 제가 만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녀의 발달 촉진 방법을 잘 모르셨고 귀가 후 지치신 상태에서 돌봄에 전념하시기 힘든 상황이었어요.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인해 장애 아동이 복지관에 못 오고 발달지연이 가속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부모님의 역할이 더욱 커졌죠. 그래서 자녀를 직접 치료해야 하는 부모님들을 제가 어떤 방법으로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사회적기업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Q. 발달장애 아동 치료의 현실적 어려움을 세심하게 고려하신 후 창업에 나서셨군요. 그로우고잉의 수익 창출을 책임지고 있는 ‘터틀쏭북’와 ‘터틀고잉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터틀쏭북’은 장애 아동의 발달 촉진에 효과적인 창작 음악, 이야기 동화책, 미술책을 하나로 구성한 키트예요. 부모님들이 자녀의 발달 단계에 맞는 키트를 선택하신 후 직접 치료사 역할을 맡으실 수 있어요. 키트의 QR코드를 통해 아동들은 전문 음악치료사가 작사, 작곡한 말놀이 동요를 듣고 즐겁게 따라 부르며 언어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죠.
그리고 ‘터틀고잉 프로그램’은 다양한 임상 경험을 지닌 석사 이상의 음악치료 전문인력이 가정을 방문해 발달장애 아동, 부모님과 함께 터틀쏭북을 활용한 음악놀이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치료사가 아동의 특성을 파악해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을 달성하도록 돕고, 부모님을 위한 양육 코칭도 제공하는 게 강점이에요.
<그로우고잉의 터틀쏭북>
Q. 지원사업 참여도 신중하게 결정하셨을텐데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년에 공공기관 주관 사업에 참여하면서 문화예술 창업 아이템에 대해 깊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발달장애 아동 치료에 관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해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Q. 향후 사업 발전을 넘어 그로우고잉이 장기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듣고 싶어요.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님들이 어려움 없이 자녀의 장애를 자연스럽게 밝히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그로우고잉의 꿈입니다. 복지관에서 많은 장애인 분들을 만났는데, 막상 길에서는 거의 뵌 적이 없었어요. 장애인 분들에게 이유를 여쭤보니 주위의 편견어린 시선 때문에 거의 외출을 못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은 꿈도 못 꾸시고 활동 반경이 넓어봐야 집, 학교, 치료실 정도인데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이 분들은 사회와 점점 멀어지고 소외감을 느끼시게 돼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로우고잉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 통합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Q. 그로우고잉이 수익의 일정 부분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발달장애 아동의 가정에 환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심이 느껴져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오늘 장애인의 날(4.20)을 맞아 우리 사회가 꼭 기억했으면 하는 메시지를 들려주세요.
발달장애 아동을 둔 부모님들이 유독 힘들고 두려운 생활을 하시는 건 아니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누구나 아기를 낳으면 처음에는 돌보는 법을 몰라 혼란스럽듯이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고충도 조금 더 클 뿐 특별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저는 주위에서 ‘쟤는 부모님이 상호작용을 안 해줘서 자폐증을 앓는 거야?’ 혹은 ‘쟤는 부모님이 공부를 안 시켜서 지적 장애인이 된 거야?’와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아요. 모두 장애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물음이라 생각합니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고, 우리는 내일이라도 장애인이나 그 가족이 될 수 있어요. 그렇기에 장애인을 보는 시각이 ‘나는 저렇게 안 되면 좋겠다’에서 ‘언젠가 나도 장애인으로서 삶을 계속할 수 있다’로 변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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