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의 일자리 확보에 기여하는 소셜 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길 소망합니다” - 창업팀 11기 수라리 스튜디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라리 스튜디오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수라리 스튜디오의 대표 이수라입니다. 수라리 스튜디오는 지역자활센터와 협업해 에코백 등의 패션 잡화를 만드는 브랜드인데요.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센터에 봉제 일감을 맡겨서 이들의 지속적인 일자리 확보에 기여하는 소셜 패션(Social Fashion, 패션 산업의 경제 주체들이 협동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만드는 패션) 브랜드가 되기를 소망해요. 그런 의미에서 ‘Do everything in love’라는 모토 아래 우리의 이익만 추구하지 않고 이웃과 함께 나누고 도우며 사랑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수라리 스튜디오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기업은 디자인이 올드하고 고루하다’라는 편견을 바꾸는 데 앞장서기 위해 감성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퀄리티의 제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 수라리 스튜디오 이수라 대표 >
Q. 이수라 대표님께서 1인 기업인 수라리 스튜디오를 세우시게 된 계기와 창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국내에서 의류직물학과와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한 후 해외에서 패션 머천다이징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 의류 벤더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며 해외 브랜드의 제품 개발 및 생산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바이어의 정해진 디자인을 따라야 하는 업무 속에서 저만의 색깔을 디자인에 담고 싶은 갈증을 느꼈고, 크거나 대단치 않아도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는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잘 해내리라 생각하고 호기롭게 퇴사해 창업에 도전했는데, 제게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만 많아지고 실행은 어려웠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짠’하고 잘 보이고 싶던 마음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보고자 ‘양면 골덴 에코백’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했습니다. 이 제품이 수라리 스튜디오 브랜드의 첫 번째 아이템이자 자활센터와 만나게 된 계기가 되어 저를 오늘 이곳까지 이끌어 주었어요.
< 수라리 스튜디오 ‘양면 골덴 에코백’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 >
Q. 어떤 계기로 지역자활센터와 협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크라우드 펀딩 준비의 일환으로 봉제 공장을 알아보다 여러 업체에게 거절당하고 좌절하던 중, 친구로부터 영등포지역자활센터를 소개받았어요. 매우 꼼꼼하게 잘 만들어진 샘플을 보고 함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근무자 분들이 누구보다 기쁘게 진심을 다해 일하시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이 때 이 사업을 통해 거래처와도 나누고 돕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수라리 스튜디오는 앞으로도 자활센터와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에요. 자활센터에 일감을 공급해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일자리 유지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일보다 ‘사람’이 먼저인 업무 방식을 고민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실행해 나가며 ‘지속가능한 패션’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Q. 대표님께서 처음 창업에 도전하신 후 많은 위기를 겪으셨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난관들을 딛고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상 수라리 스튜디오의 거의 모든 일을 혼자 하고 있기 때문에 매 순간이 어려웠습니다. 첫 번째 펀딩 준비가 가장 큰 위기였는데요. 생산의 전반적인 과정을 알고 있더라도 머릿속 디자인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일은 어려웠고, 실행 전에 시뮬레이션을 거쳐도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계속 발생했는데 그때마다 빠르게 의사결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참 힘들었어요. 든든한 협력업체나 회사의 네임밸류도 없었고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모든 걸 직접 부딪혀보아야 했거든요. 그래서 초반에는 동대문 시장에 가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되어 매번 기도를 하고 갔어요.
그리고 자활센터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장비가 필요해서 급하게 다른 업체를 찾아 한 공정을 맡기기 위해 종일 서울을 동서남북 누비다 힘들어서 울었던 기억이 나요. 약속한 날짜에 배송하지 못할까봐 너무 마음을 졸였거든요. 원단과 공장을 찾은 후 디자인 구현을 위해 여러 번 샘플을 만들고, 제품 사진을 촬영한 다음 펀딩 스토리를 작성하고, 날짜에 맞춰 생산한 제품의 검수와 포장을 진행하고 배송하는 모든 과정에서 뜻밖의 문제와 좌충우돌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멀리 보느라 두려움에 압도되기보다 오늘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시도하면서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곁에서 소중한 사람들이 응원해준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고, 그간 겪은 어려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Q.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지원 자금이 수라리 스튜디오의 사업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사업 자금이 부족해 막막하던 시기에 너무나 감사하게도 육성사업의 창업팀으로 선정되어 시기적절한 지원을 받았고, 무사히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재료비, 공임비 용도로도 유용하게 활용했지만 지원 자금이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제품 촬영이었어요. 이전에는 최대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자급자족 식으로 혼자 촬영을 진행했었는데요. 모델과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등의 도움을 받아 고퀄리티의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고, 브랜드의 컨셉과 방향성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가격의 상표권, 디자인권 출원 비용도 지원받은 덕분에 변리사를 통해 출원 신청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 제품 촬영을 준비하는 이수라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 < 모델 촬영을 돕는 이수라 대표(오른쪽) >
Q. 이수라 대표님과 수라리 스튜디오의 향후 계획을 듣고 싶어요.
연말에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펀딩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후원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면서도, 자활센터의 작업 가능성 및 브랜드에 맞는 디자인 퀄리티도 놓치지 않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벌써부터 힘든 일정이 떠올라 두렵기도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사계절 편하게 맬 수 있는 기본 레터링 에코백을 개발하면서, 사회적경제 상품몰을 비롯한 더 다양한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요.
그리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수라리 스튜디오를 알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사수하고 지속가능한 패션의 선순환도 창출할 수 있기에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모토와 가치를 지키는 선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자 해요. 느리지만 옳은 방향을 잡고 천천히 나아가며 ‘같이’의 가치를 실현하는 수라리 스튜디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수라리 스튜디오 에코백 모델 화보 사진 >
◎ 수라리 스튜디오 홈페이지 https://www.soora.co.kr/
◎ 수라리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oora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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