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이 2022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생형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에 참여한 ㈜위플랜트 김성중 대표를 만났습니다. 위플랜트는 버려지는 커피박과 화력발전소 석탄회를 소재로 산불 복원용 식재 기구인 트리스톤을 생산하고, IT 기반으로 산불 피해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현재 인천을 기반으로 제품 생산 라인을 형성하여 5월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김성중 대표를 만나 위플랜트의 시작과 도약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플랜트와 대표님 소개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위플랜트 대표 김성중입니다. 위플랜트는 기업, 시민,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숲을 만드는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커피찌꺼기 등 버려지는 바이오매스와 화력발전소 석탄회를 활용해 산불 피해 복원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ESG 시대에 맞춰 대기업과 산불 피해 복원 프로젝트를 준비중입니다.

(사진) 위플랜트 김성중 대표

Q.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소셜미션이 궁금합니다. 

위플랜트는 산불 피해 복원에 가장 큰 미션으로 두고 있습니다. 산불이 나면 일반적으로 묘목을 심어서 복원하고 있는데, 묘목은 키우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부피가 있기 때문에 운반이 용이하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주목하여 작고 가벼운 씨앗을 활용한 산림 복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씨앗의 경우 굉장히 작고 가벼워 강우에 떠밀려 유실되거나 일부 수종의 경우 야생동물이 섭취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에는 씨드볼이나, 종자 칩, 종자 코팅 등의 솔루션들을 활용하고 있는데, 생산과정에서 종자가 수분에 노출되었다가 다시 건조되는 등 씨앗의 활력 문제와 안정적인 발아와 생장 문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위플랜트는 씨드볼과 종자 칩의 단점을 개량한 ‘막대’ 형태의 신형 씨드볼을 생산하고 있으며, 종자의 발아율 촉진과 성장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진) 위플랜트 씨드볼 제품

Q. '커피박과 화력발전소의 폐자원을 활용하여 산불 복원용 식재 기구를 생산한다’는 아이디어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산림복원과 자원순환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요?

대학에서 우연히 CSR 수업을 들으며 자원순환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식물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 아버지와 농사를 지으면서 식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고요. 그때부터 야생화 씨앗들을 모으는 것이 취미가 됐습니다. 군생활을 DMZ에서 하게 되었는데, 청정 자연을 눈에 담고 난생 처음 보는 이름도 모르는 야생화들을 보면서 식물에 대한 관심을 지속했던 것 같습니다. 

그 즈음 환경 문제와 함께 산불 이슈가 점점 커졌고요. 처음에는 불이 나면 얼마나 크게 나겠나 싶었는데, 호기심에 2021년도 2022년도에 화재 발생지를 직접 가본 적이 있어요. 잿더미가 끝도 없이 펼쳐지는 광경이 너무 충격적이더라구요. 그 때 농사 지으면서 식물을 키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산림 보존 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농업의 영역을 임업의 영역으로 확장해서 접근을 하게 된 것이죠. 현재 저희 제품은 포트 형태입니다. 농사지을 때 사용하는 생산성 있는 포트 개념을 임업에 적용한 것입니다. 

Q. 기존의 산림복원 사업과 다른 차별화된 지점은 무엇인가요?

경사가 심한 곳이나, 임도가 없는 곳에는 씨앗을 활용한 복원법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씨앗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볼 수 있는데요. 위플랜트는 기존의 씨앗 복원 기술을 활용함에 있어서 사용자의 사용성에 더욱 주목합니다. 위플랜트의 트리스톤은 땅에 꽂아 심기만 하면 식물로 성장하는 제품입니다. 굉장히 작고 가볍습니다. 이러한 제품 특징을 활용하여 기업이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산불 피해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참여 대상을 대학생이나 시민 일반으로 확대하여 일반인의 참여 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불이 났을 때 금전적인 피해도 크지만, 복원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더 큽니다. 위플랜트는 트리스톤을 통해서 기업과 같은 민간의 재원이 공공성 짙은 산불 피해 복원에 전달될 수 있도록 매개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Q. 식재 기구와 IT 플랫폼을 결합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목적을 가지며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위치정보 기반의 숲 조성 정보 디지털 맵핑 서비스인 ‘위포레스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묘목과 트리스톤에 ‘트리코드’라는 QR 코드를 부여합니다. 위포레스트는 사용자가 산불 피해 지역에서 트리스톤과 나무를 심을 때 QR코드를 읽으면, 해당 위치의 정보를 반영해서 지도에 시각화하는 서비스입니다. 위포레스트는 산불 피해 지역에 심어진 식물의 개수와 수종, 시민 참여자 등의 데이터를 모두 계량하고 시각화해서 기업에 리포트 형태로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ESG 공시에 중요한 요소인 계량과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시민에게는 참여 인증의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시민은 내가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해서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고, 내가 심은 나무 수를 인증을 받습니다. 시민의 작은 실천을 사회적 인정 체계로 바꾸어 내는 것이죠. 사회적으로는 생물다양성 관리를 목표합니다. 어떤 숲에 어떠한 식생이 조성되었는지, 사후적이 아닌 복원 시점에서 사전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계량하여 산림 데이터를 축적하고자 합니다. 

Q. 창업 초기부터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투자와 민관학 파트너십을 제안 받고있는데, 그간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요?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현대제철, 신세계아이앤씨, 한국지역난방공사, SK가스, 다올금융그룹, DB손해보험, 국민일보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자금적 지원을 받고있습니다. 위플랜트의 사업 영역이 제조부터, 웹 서비스, 프로젝트까지 준비할 것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기업들의 지원을 받으며 가치를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모두 지원사업의 형태로 선발되었는데요, 위플랜트의 산불 피해 복원 방식이 실제로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2022년 사회연대은행의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생형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에 참여하셨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지원사업은 창업 과정에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요? 

위플랜트는 장애인이 트리스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준비했습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창출은 다양한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위플랜트의 사업 목적 중 하나입니다. 2022년 사회연대은행의 상생형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으로 장애인 근로자의 휴게실 설치, 출입구 자동문 설치 등 장애인 근로에 용이한 작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Q. 위플랜트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임업진흥원을 비롯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등 산림청의 전문가분들과 협력 방향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위플랜트 사업을 산불 피해 복원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산림을 복원하는 것이 굉장히 민감한 이슈이며, 기준 등 고려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제도적 안착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SK가스와 첫 산불 피해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복원 레퍼런스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산림 복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안정성을 검증하는 등 2023년 내에 프로젝트 구체화를 마칠 계획입니다.

Q. 사회혁신가(사회적기업가)로서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사회적기업으로서 창업 과정이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기업으로서 수익성 있는 자립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원순환부터 생물다양성,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시민 참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이자 동시에 조기 스타트업으로 자금 조달과 더불어 기업의 재정적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입니다. 

많은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평소에 ‘너가 혼자 세상을 다 구하려는 것이냐’ 같은 말을 많이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플랜트는 ‘더 많은 가치에는 더 많은 보상이 따른다’는 이상을 추구합니다. 사회 환경적으로 진실한 가치 실현을 바탕으로, 더 많은 기업들과 협력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싶습니다. 

(사진) 위플랜트 씨드볼에서 자란 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