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꽃잎으로 세상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갑니다 - 박경돈 ㈜플립 대표 인터뷰

2023.10.26

(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이 여성 청각장애 플로리스트가 활동하는 ㈜플립을 방문해 박경돈 대표를 만났습니다. 2019년 설립된 플립은 생화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2023년 한전KDN 사회적경제기업 경영개선 지원사업에 참여했습니다. 플립은 화훼산업 유통과정의 기술적 혁신과 장애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12월 중소기업벤처부 ‘소셜벤처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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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경돈 플립 대표(플립 사진 제공)



Q. 박경돈 대표님, 안녕하세요. 플립 소개 부탁드립니다.

플립은 꽃(flower)과 잎(leaf)의 합성어로 꽃잎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는 꽃과 관련된 상품들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청각장애 플로리스트를 직접 고용하고 양성해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화훼 분야의 대표적인 소셜벤처 기업입니다.


Q. 플로리스트와 여성 청각장애인을 어떻게 연결하게 되었나요?

군대에서 장교로 있으면서 청력 손실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청각장애인이 겪는 어려움과 진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청각장애인을 돕는 일을 알아보면서, 여성 청각장애인이 남성 청각장애인보다 구직의 어려움을 훨씬 더 많이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여성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를 고민하다가 플로리스트를 떠올렸습니다. 청각장애인은 시각 시야가 넓고, 색감 활용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서 플로리스트로서 업무 습득이 탁월합니다. 그리고 플로리스트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이런 점에서 여성 청각장애인과 플로리스트를 연결했습니다. 


Q. 플립의 주력 사업은 무엇인가요?

고객이 제철의 꽃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생화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주에 또는 4주 한 번 정기배송을 선택하면 플로리스트가 계절에 따라서 예쁜 곳들을 조합해 택배로 발송하는 서비스입니다. 꽃 선정에서부터 물류관리 담당, 꽃 선별 작업, 꽃다발 만들기, 발송 준비 등 역할을 분배해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정기구독 방식으로 접근한 이유가 있나요?

화훼산업은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뚜렷해 리스크가 큰 분야입니다. 대부분이 개인 플라워숍 중심이고 5인 이상 근무하는 화훼사업체는 전체 4%가 채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플로리스트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스크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당시 유행하는 구독 경제와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았고 3천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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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립 제품과 작업 과정(플립 사진 제공)



Q. 플립의 향후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온라인 정기배송을 내실화해 정기구독 서비스를 지속 가능한 모델로 만드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향후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내일 배움 카드 같은 공적 자금을 활용해 더 많은 여성 청각장애 플로리스트를 양성하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소셜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인데요, 플로리스트들은 대부분 최종목표가 개인 플라워숍을 여는 것이에요. 그런데 개인 창업자들의 경우, 양질의 꽃 구매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으니, 저희는 장기적으로는 소셜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화훼 분야에 취업 및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꽃 수급과 경영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Q. 일하며 보람을 느꼈던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창업 초기에는 파주 1층 상가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일하는 날이 많았는데요, 어느 날 새벽에 한 중년 남자분이 들어와서 뭐 하는 곳인지 물어보셨어요. 설명을 들으시고는 “청각장애를 가진 딸이 있는데 아빠로서 항상 미안하다. 지금 고등학생인데, 딸이 너무 빨리 자란다. 앞으로 사회 일원으로 어떻게 일해 나갈지 고민이 들어서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 왔다“라고 하셨어요. 캔 커피를 놓고 가시며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죠.(웃음) 새벽의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가끔 그분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Q. 보람도 있었지만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입 모양에 의지해 의미를 파악하는데 코로나 시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니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래서 비용을 들여서 작업실에 투명 마스크를 상시 비치해 어려움을 덜 수 있었어요. 제 경우, 기본적인 수어가 가능하고 소통하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그럼에도 소통의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의사소통에 대한 방법은 앞으로도 고민하고 보완해 나가려고 합니다. 


Q. 사회연대은행의 ‘한전KDN 사회적경제기업 경영개선 지원사업’에 참여하셨습니다. 지원사업이 기업을 운영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됐나요?

친환경 포장과 관련해 저희가 세운 가설을 테스트하고 홈페이지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사회연대은행 대출지원 사업으로 자금 확보를 원활히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상반기에 시제품을 모두 낼 수 있었어요. 홈페이지도 11월 초에는 리뉴얼 버전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Q. 플립이 꿈꾸는 모습은?

저희가 이루고 싶은 것은 화훼 산업에서 1위가 아니에요. 플립이 지향하는 것은 장애 여부, 성별, 인종 등 차이가 있더라도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애인과 함께 일해야 한다면 플립에 가서 배워라’라는 이야기를 듣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능적인 제조 분야에 머물러 있는 장애인 일자리의 영역을 확장하고 싶습니다. 플로리스트 한 사람, 한 사람이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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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경돈 플립 대표



꾸준한 성장을 이뤄온 플립은 현재 새로운 작업장으로 확장·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청각장애 플로리스트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업하며 즐겁게 일하는 기업, 플립의 성장 이야기, 그 두 번째 챕터가 벌써 기대됩니다. 

사회연대은행은 앞으로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펼치는 기업가들이 꿈을 실현하며 성공적인 창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겠습니다.  


      

플립 플라워 https://www.flipfl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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