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쓰레기 줍고 데이터 쌓는 즐거움으로 지구를 지킵니다! - 한유사랑 이타서울 대표 인터뷰

2024.08.02
플로깅(걷거나 뛰면서 길거리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일상에서 누리는 보람차고 즐거운 활동으로 만들어가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타서울’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인데요, 이타서울은 쓰레기 위치, 양, 종류 등을 모바일에 기록하는 ‘데이터 플로깅’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해 플로깅 문화를 이끄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타서울은 사회연대은행 비영리부문 공익활동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크라우드 소싱 지구투자K-5000개의 작은지구’, ‘지구투자보험K 계좌 개설’ 등 독특한 발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매개로 환경 운동의 즐거움을 확산시켜 나가는 이타서울의 이야기가 궁금해 한유사랑 이타서울 대표에게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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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유사랑 이타서울 대표

Q. 이타서울은 어떤 단체인가요? 
이타서울은 쓰레기 데이터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 환경 단체입니다. 2016년 몇몇 친구들과 기부하는 달리기 모임을 시작했다가 2018년 ‘타인을 위하여, 나를 위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사단법인 설립했습니다. 이후 2020년부터 데이터를 중심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지구를 위한 한 사람의 노력이 세상의 변화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달리는 중입니다. 현재 8명의 환경 크리에이터와 개발팀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Q. 기존의 환경 운동 단체와 이타서울의 전략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즐거움’입니다. 쓰레기 줍기 데이터와 활동 기록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당위’보다는 ‘즐거움’으로 환경 활동을 지속하는 분들의 마음이 녹아있습니다. 팀원의 즐거움이 즐거운 사회공헌이 되고, 즐거운 활동이 모여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방학이 있습니다. ‘적게 즐겁게 확실히 일하고 놀자!’ 라는 모토로 일하고 있어요.

Q. 데이터 플로깅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과정이 궁금합니다. 
2016년부터 이타서울 내부에서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raceup이라는 쓰레기로 만드는 자동차 경주대회를 4년여 진행했는데, 그때 발생하는 쓰레기를 더 이상 눈 감고 있을 수 없었어요. 그때부터 진짜 환경을 위한 활동을 만들어 보자며 ‘플로깅 애플리케이션’을 기획했습니다. 당시 ‘포켓몬고’라는 게임에서 착안해, 쓰레기를 포켓몬 잡듯 주워서 기록하고 그 쓰레기를 기록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앱이 구동되고 처음에는 15명 정도 활동을 하면서 200여 개의 쓰레기 데이터를 기록하고 팀원들끼리 회식을 했던 기억이 나요. ‘우리 정말 대단하다’며 서로 격려했는데, 현재는 4만 5천여 명이 350만 개의 쓰레기를 함께 줍고 있어요. 통계로 보면 13~16초마다 하나씩 쓰레기를 줍고 있는 거죠. 애플리케이션은 30회 넘는 업데이트를 거쳤고, 쓰레기 하나 데이터에는 16개 정도의 라벨이 들어 있어요. 개발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던 이타서울이 이제는 쓰레기 공공 데이터, 쓰레기 데이터 분석을 실행하며 여러 기관과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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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타서울이 진행한 raceup 현장(사진 제공=이타서울)


Q. 환경과 관련한 모든 것을 데이터로 전환하고자 하는 열망이 느껴지는데요, 이타서울에 있어서 데이터는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처음 시작은 선한 행위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그 행위를 1초 간격으로 더 세밀하게 기록해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더 큰 찬사를 돌려주고 싶었죠. 그런데 사업을 진행하며 환경 분야에 데이터가 부재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쓰레기에 대한 데이터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데이터 외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어요. 산재한 데이터에서 최신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요. 산재한 데이터에 재가공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번 제대로 기록해 보자 맘먹고 더 세밀한 기록 체계를 만들어 갔습니다.  

Q. 이타서울의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기를 바라나요? 
환경분야 정책을 마련하는데 쓰이길 바래요. 특히, 보호지역 보존을 위해 최전방에서 애쓰는 환경활동가분들의 경우,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기 위해서 정확한 근거를 가진 데이터가 필요해요. 그런데 데이터 수집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일이라 저희 데이터가 그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으면 해요. 그리고 쓰레기 줍기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쓰레기로 인한 문제, 도시문제, 생태 문제까지 기록 범위를 확장하여 새로운 환경 데이터를 모으고 있어요. 제가 활동하는 시기에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타서울의 데이터는 비영리 자산으로 후배들에게 남겨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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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데이터 플로깅 앱 ‘이타시티’와 활동 모습(사진 제공=이타서울)


Q. 사회연대은행 공익활동단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타서울의 ‘크라우드 소싱 지구투자K - 5000개의 작은지구’ 사업은 이타서울의 기존 사업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이타서울에서는 주로 나의 주변의 쓰레기,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주변과 조금 먼 곳,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지구투자K’는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조금 멀게 느끼는 지역의 환경문제도 함께 풀어가기 위해 메타버스 방식을 도입해 환경 사업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메타버스 세계관을 이해하고 있어서, 내가 있는 현실 세계와 가보지 않았지만, 환경문제가 있는 대상지(메타버스 세계관에서는 우주 또는 가상 세계)를 쉽게 링크시키고, 대상지를 더 많이 확장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고 계세요.

Q. ‘지구투자보험K 계좌 개설’은 어떤 사업인가요? 
환경 운동을 ‘즐거움’의 관점에서 풀어낸 것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주변의 환경문제 개선 활동을 하면 대상지(2024년 서해안 갯벌, 강원 산불 지역)를 복원할 수 있는 ecoin이 지구투자보험K 계좌에 적립되는 방식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 폭을 늘려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요. ecoin 계좌는 대상지를 연결하는 매개 이자,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것이에요. 현재 개발 마지막 단계에 있고, 많은 분이 계좌 개설을 준비하고 있어요.

Q. 글로벌 환경 네트워크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지구투자보험K를 기획하면서 우리가 살리는 지구는 대한민국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동아시아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환경 활동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요. 이를 실행하기 위해 ‘지구투자보험K’의 모든 콘텐츠는 구글 번역으로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서비스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저희는 주로 웹 기반 앱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브라우저의 번역 기능이라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도록 코드 작업을 하고 있어요.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아시아 지역부터 네트워킹을 확장해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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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로깅 활동을 하는 한유사랑 대표(사진 제공=이타서울)


Q. 이타서울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어떤 것인가요? 
‘데이터 플로깅’이라는 말은 저희가 애플리케이션을 처음 런칭하며 보도자료 배포에 사용한 것이에요. 이제는 많은 분들이 데이터 플로깅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쓰레기와 데이터를 함께 줍는 환경 활동을 인지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타서울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여러 공공기관과 센터에 배포되었는데요. 단순히 ‘이타서울에서 만든 앱을 사용한다’가 아니라 공공재로서 저희 애플리케이션이 활용되는 것이 저희에게 의미가 큰 성과입니다. 

Q. 2024년 올해 이타서울의 핵심 달성 목표는 무엇인가요? 
쓰레기 데이터뿐만 아니라 쓰레기로 인한 문제, 도시문제, 생태까지 확장해서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을 대중에 소개하고 더 큰 담론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일차적으로 플로깅을 통해 많은 동참 인원이 모여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환경에 대한 담론을 집중해서 기록한다면 더 좋은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사회연대은행의 비영리부문 공익활동 지원사업이 이타서울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요? 
2020년부터 환경 활동 사업을 하면서 외딴 섬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든 우리의 생각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현했지만, 저희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너무 좋은 기회로 사회연대은행의 공간 지원을 받게 되어 활동공간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비영리부문 공익활동 지원사업도 지원할 수 있었고요. 사업을 지원할 당시 이타서울의 아이디어가 무단으로 도용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지원사업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을 믿고 지원해 준 사회연대은행에 정말 감사합니다.

Q. 향후 10년 후, 이타서울은 어떤 단체가 되어있을까요? 
데이터와 기록을 통해 환경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단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현재 시스템을 보강해서 플로깅을 통한 데이터, 환경 문제, 생태문제를 기록하고, 환경동참자들의 경험 데이터를 기록한 환경 데이터센터를 만든다면 10년 뒤에는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환경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을 것입니다. 환경 크리에이터분들의 국경을 넘는 새로운 기획과 활동, 의미 있는 기록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단체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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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타서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환경’과 ‘데이터’를 매개하는 이타서울의 다양한 실험에 관해 들으며, 출근길 혹은 산책길에 작은 집게를 들고 쓰레기를 주워 핸드폰 앱에 기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만들어온 이타서울의 성장이 ‘즐거움’에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한 ‘즐거움’이 지구 마을의 또 어떤 사람들과 연결될지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사회연대은행은 기술을 통해 환경 운동을 재미있는 활동으로 상상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이타서울 행보를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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