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사회연대은행은 나의 20년 지기 성장 파트너입니다" - 박상금 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

2024.01.08
2004년부터 2024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20년 가까운 시간을 사회연대은행과 함께해온 분이 있습니다. 마이크로크레딧 운영 초기부터 사회연대은행의 다양한 사업들의 기반을 마련해 온 박상금 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입니다. 사회연대은행과 함께한 지난 20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박상금 상임이사에게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이미지 설명을 입력해주세요.
(사진) 박상금 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


Q. 상임이사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는데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거쳐 사회연대은행까지 전공과 무관하게 기업경영 지원하는 일만 40년 동안 해왔어요. 사회연대은행은 2004년 5월 6일에 입사해서 19년 8개월째 근무 중인데 저의 일터 세 곳이 모두 기업 지원하는 곳이다 보니 ‘기업과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일을 잘하자’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사회연대은행에서 2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며 어떠셨나요?
소상공인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며 늘 현장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사회연대은행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았을 때 주위에서 모두 반대했지만, ‘매일 현장에 나갈 수 있다’는 말에 흔들렸어요. 그런데 막상 이직해서 와보니 현장에 나갈 기회가 거의 없더라고요. 1년 된 신생 조직이라 그런지 마이크로크레딧 신청자격기준, 심사기준이나 지침, 사후관리 지침도 없고 업무체계가 전혀 안 잡혀있는 거에요. 알고 보니, 그 체계를 만들려고 저를 부른 거였어요. (웃음) 초기에 제가 맡았던 일은 주로 심사 기준, 규정과 지침, 평가표 같은 체계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현장에서 활동한 기간 포함 마이크로크레딧사업을 직접 수행한 건 2년 반 정도예요. 마이크로크레딧외에도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조직 지원, 펀드레이징, 교육 등 사회연대은행의 웬만한 사업은 다 경험해 본 것 같습니다. 현장에 나가는 일은 짧았지만 재미있게 일했어요. 

Q. 사회연대은행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궁금합니다. 
무엇보다도 첫 번째 사업인 여성 가장 사업에서 여성 가장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보는 게 기뻤어요. 청소업 창업 현장에 나가서 같이 계단 청소도 하고. 한번은 한 분이 자기 집을 마련했다며 우리를 초대했어요. ‘조그만 반지하 월세방에서 살다가 이렇게 햇빛 보고 살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는데 누구에겐 일상인 햇빛 보고 사는 게 좋다는 말에 울컥했고 마이크로크레딧 대출이 이런 변화도 가능하게 하는구나 싶어 제 일처럼 참 기뻤죠. 무엇보다도 그분이 웃음을 찾았다는 사실이 좋았습니다. 대상자의 변화를 본다는 것은 참 보람 있는 일이에요.

  이미지 설명을 입력해주세요.
(사진 왼쪽) 2006년 LG전자 여성창업지원기금 개업식 
(사진 오른쪽) 2016년 여성가장 창업지원기금 개업식


Q. 어려웠던 때도 있었나요?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을 때, 정부 주관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에서 제외된 일이 있어요. 정말 어려운 시기였는데 다행히 마이크로크레딧 기관에 기술 전수를 해줄 기회를 얻어서 밤, 낮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맞춤형으로 마이크로크레딧 교육과 컨설팅을 했답니다. 무슨 일이든 양면이 있는 것 같아요. 컨설팅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단체들과 관계 관리를 잘할 수 있었고 덕분에 사회연대은행 지지단체들이 많이 생겼어요. 고마운 것은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고 어려운 시기를 건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사회연대은행의 변화를 지켜보며 어떠셨나요? 
사회적금융의 선도기관으로써 조직의 내부 역량과 외부 환경에 따라서 적절하게 잘 적응해 왔다고 생각해요. 사회적금융의 맥락에서 고금리 부채 문제에 놓인 대학생 대상 전환 대출이나 신규대출을 했던 2012년 대학생 학자금 지원 사업이나, 이후 자립준비 청년과 관련하여 이슈 독려하는 역할도 잘 해냈고요. 너무 사업을 다각화한 것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선을 넘지 않으면서 지킬 것은 지키면서 걸어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는 우리가 뿌렸던 씨앗, 그 점들이 선이 되고 면이 됨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이크로크레딧 컨설팅 사업으로 인연을 맺은 기업과 이후에 여성 가장 지원 사업을 했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 학자금 대출 사업을 할 수 있었고, 대출 상환금으로 알파라운드를 조성하게 됐습니다. 하나하나 모두 성실히 진심을 다했기에 변화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거죠. 그런 면에서 어떤 기부이든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으로 소중히 여기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지 설명을 입력해주세요.(사진 왼쪽) 2011년 사회적기업 설명회
(사진 중간) 2012년 학자금 면접심사
(사진 오른쪽) 2020년 알파청년 청년자조모임 발대식


Q. 사회연대은행처럼 금융취약,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크레딧 분야가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마이크로크레딧 방식,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저는 사회연대은행에서 일하면서 ‘어려운 삶’이란 경제적으로만 어려운 게 아님을 알게 되었어요. 건강도 챙기지 못하고, 자녀 교육도 시키지 못하는 등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곤란을 겪는 것이에요. 마이크로크레딧이 가진 가치는 이런 사람들을 지지해 주고 새 삶의 가능성을 찾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첫 출발이 마이크로크레딧이기도 했지만, 미소금융과 같은 공공기관에서 못 미치는 사각지대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죠. 어려운 길이지만 마이크로크레딧 모델을 잘 업그레이드해서 진정성 있게 해나가길 기대합니다.

Q. 20주년 기념식에서 공로상을 받으며 눈물을 보이셨는데 그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제가 45살에 사회연대은행에 왔어요.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이직했고 직장인으로서는 5년만 일하자고 왔는데 20년 가까이 일했네요. 개인의 역량이 조직의 역량이라고 생각해서 45살에 성장을 꿈꾸며 MBA에 도전했고 이후 박사과정까지 샐러던트(Saladent)의 삶을 살았어요. 조직 내에서 역할을 잘 해내고 싶었는데 역할을 잘할 때도 있었고 못할 때도 있었던 거 같아요. 시상식에서 ‘이 시기까지 이렇게 잘 견뎌왔다’는 말을 들으니 20년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군요. 그래서 조금 울컥했어요. 40년간의 직장생활 중 사회연대은행과 함께한 시간은 제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되어 가장 충실하게 살았던 시기여서 좋았거든요. 

 이미지 설명을 입력해주세요.
(사진) 사회연대은행 20주년 기념식에서 공로상 시상 후


Q. 사회연대은행에서 45세에 성장을 꿈꿨고 은퇴 후 다시 출발한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계획을 하고 있나요?
제 은퇴 후 비전은 65세 이후는 직업적 사치를 부리면서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는 것입니다. 은퇴라고 하지만 은퇴라고 쓰고 다시 일한다고 읽죠.  일하고 놀고 공부하고 이 세 가지의 균형을 맞추며 재미있게 일할 거에요. 일도 놀이처럼! 

Q. 사회연대은행 후배들한테 한마디 해주신다면?
50년은 일해야 하는 시대잖아요. 긴 호흡으로 일해야 할 텐데 자신이 하는 일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도록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해서 자신의 무기 하나는 장착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전문성을 키우는 일 말이죠. 

Q. 마지막으로 사회연대은행이 앞으로 어떤 조직으로 성장하길 바라나요?
기업의 성과를 내는 건 바로 사람이에요. 사회연대은행은 사람 중심인 조직이니 우리 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조직이었으면 좋겠어요. 예전부터 사회연대은행이 비영리계의 GWP(Great Work Place)가 되는 게 바람이었는데 다행히 지금 그렇게 돼가는 중인 것 같아요. 직원들이 일터에 나오는 게 즐겁고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어서 힘이 되고, 복지 혜택도 점점 더 좋아지고 단단한 조직이요. 사회연대은행에 와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고 근무하는 사람들도 행복해하는 조직으로 성장하길 바래요. 그래서 내 친정이 이런 곳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사회적 금융으로 차별화된 영역에서 우뚝 섰으면 좋겠어요.

박상금 상임이사님의 바람처럼 사람이 존중받고 배려받는 조직으로서 사회연대은행이 우리 사회의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온화한 리더로서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후배들과 생각을 나누고 영감을 전해 주신 박상금 상임이사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 존재하는 파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