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 창립 20주년 기념 세 번째 간담회가 9월 18일에 열렸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의 과거와 현재, 사회적금융기관으로서의 본질, 역할과 의의를 나눈 것에 이어 마지막으로 사회연대은행의 미래, 지속가능성에 대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향후 과제를 모색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창립 20주년 기념 발전방향 간담회 참석자(왼쪽 맨 윗줄부터 시계방향)
: 방대욱 대표, 이종익 대표, 송인창 소장, 이성주 감사, 황신애 이사, 박기범 대표
이번 간담회는 한국모금가협회 황신애 상임이사, 현 사회연대은행 이사(이하 황신애 이사)와 재단법인 다음세대재단 방대욱 대표(이하 방대욱 대표)의 발제, 좌장 이종익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 대표(이하 이종익 대표), 이성주 KBS 복지재단 감사, 현 사회연대은행 이사(이하 이성주 감사), HBM사회적협동조합 송인창 소장, 현 사회연대은행 이사(이하 송인창 소장), 주식회사 비플러스 박기범 대표(이하 박기범 대표)가 함께하는 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시대적 맥락 속에서의 존재감
첫 발제로 나선 황신애 이사는 창립된 지 20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에 대해 ①더 깊어지는 전문성 ②사업을 뒷받침할 운영시스템(업무효율) 강화 ③명확한 사회 메시지 ④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구조 ⑤브랜딩 관점에서의 기관 정체성 재정립 ⑥사회연대은행에 특화된 모금상품의 개발 등 6가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비영리기관은 사업의 전문성 측면에서 도전받고 있다며, 사회연대은행 역시 그간 쌓인 사례를 바탕으로 도약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해외 마이크로크레딧 모델을 연구해 한국에 적용한 것을 넘어서 사회연대은행의 사례 연구와 분석을 바탕으로 한 한국형 사회적금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성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영시스템이 강화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간 사회연대은행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잘 준비된 사회적금융기관의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어떤 시각에서 사회문제를 풀어갈 것인지, 그리고 내외부의 요구와 기대감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의 불균형을 잡아주고, 기회가 없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균형과 기회’의 측면에서 기관의 정체성이 사회에 읽힐 수 있는 맥락으로 소통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진) 발제에 참여한 황신애 이사(왼쪽), 방대욱 대표(오른쪽)
건강한 비영리 생태계 동반자로서의 사회연대은행
방대욱 대표는 현재 비영리 내에서도 독점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현재 비영리가 사회변화의 주체인가라는 질문에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점차 대상화되어 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비영리는 초기에 혁신성을 가지고 출발하지만, 활동을 하다 보면 그 혁신성이 점점 떨어지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며 무엇보다 ‘건강한 조직’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렌치오니 『무엇이 조직을 움직이는가』에서 언급하는 ‘명료함에 기반한 조직 건강’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 6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조직을 명료하게 바라보고, 반복적으로 이를 소통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영리의 지속가능성은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되어 있다며, 사회연대은행이 자신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넘어서 건강한 비영리 생태계를 지원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기대한다”라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사회연대은행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조직, 리더십, 사업과 모금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의견이 오고 갔습니다.
이종익 좌장은 무엇보다 현재 사회연대은행의 당면과제와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송인창 이사는 “사회연대은행이 가진 비전을 좀 더 구체화하고, 그간 양적인 성장을 해왔으니 질적으로 성장”할 때라며, “금융이라는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성주 이사는 “조직이 구성원과 얼마나 공명”하고 있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구성원이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박기범 대표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금융기관의 계층화를 실감한다”라며 사회연대은행은 비영리로서의 강점,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는 영역,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사회연대은행이 독보적”이라고 언급하며 다양한 방법의 협력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언하였습니다.
방대욱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Pay it forward’ 문화를 설명하며, 이들이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펼치듯 “사회연대은행이 매개체이자 연결자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밝혔습니다.
(사진) 발전방향 간담회 토론 현장
다양한 가능성과 위험이 공존하는 현 시대 속에서 사회연대은행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며 세번의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칭찬과 질책, 격려와 기대 속에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마음이 피어오름을 느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은 그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기회를 만들어 왔습니다. 개인과 가족, 그리고 그들이 속한 공동체 안에 우리가 심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과 변화의 씨앗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연결고리가 되었습니다. 신용과 소득, 지역과 나이 등을 불문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이들의 곁에 함께 해온 사회연대은행. 앞으로도 사회연대은행은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살피고 연결하며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