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랭이와 함께한 유쾌한 상상으로 우리 삶의 다양한 빛깔을 전합니다 -2024년 갤러리 프로젝트 3차 전시 하혜수 작가 인터뷰

2024-05-28

다양한 청년 작가들과 협업하고 있는 알파라운드 갤러리 프로젝트, 2024년 세 번째 전시 <아주 특별한 오랭이> 하혜수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하혜수 작가는 귀엽고 엉뚱·발랄한 캐릭터 ‘오랭이’를 통해 삶의 다양한 의미를 화폭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민화를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즐겁고 유쾌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하혜수 작가의 '오랭이' 세계로 관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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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혜수 작가(작가 사진 제공)


Q.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회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혜수 작가입니다.

오랭이가 만드는 폭신폭신한 이야기를 화폭으로 들려드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기대로 알파라운드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알파라운드는 청년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 플랫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청년’ 작가로서 청년으로서 겪는 다양한 경험이나 감정에서 작품 스토리의 영감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제 또래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서의 전시인 만큼, 작품을 통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Q. 전시 제목이 ‘아주 특별한 오랭이’ 인데요, 어떤 전시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주 특별한 오랭이’에는 제 작품의 주인공인 ‘오랭이’가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호랑이지만 말랑한 성격으로 태어난 ‘오랭이’가 만들어가는 삶을 화폭을 통해 전래동화처럼 들려주고자 합니다. 22년도 콜라주 작업부터 24년도 현재 작업까지, 오랭이의 여정을 한곳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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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_왼쪽) 자라고 싶지 않은 해바라기, acrylic on canvas, 2023

(작품_오른쪽) 기다리는 고양이, acrylic on canvas, 2023


Q. 귀엽고 장난스러운 ‘오랭이’를 작업 테마로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국화를 전공하면서 ‘호작도: 호랑이와 까치’ 그림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특히 맹수인 호랑이를 해학적으로 그려내며, 그 시대의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이러한 표현 방식에 영감을 받아, 우리 삶을 21세기형 한국화로 저만의 표현법으로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입을 통해 전해지는 전래동화처럼, 저는 화폭을 통해 현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업을 합니다. 제 작품에는 호랑이, ‘오랭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요. 오랭이는 호랑이로 태어났지만 ‘맹수’로 살고 싶지 않은 친구입니다. 둥글둥글한 생김새에 성격도 말랑하고, 공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랭이는 남들이 두려워하는 호랑이가 아닌, 친절하고 사랑을 나누어 주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제 작품 속 다채로운 산수는 오랭이가 직접 오밀조밀 실타래를 엮어 만든 세상입니다. 이처럼 오랭이는 동물의 왕으로 정해진 삶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삶의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저는 꿈 많은 오랭이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다양한 색깔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Q. 그림에서 이야기가 생성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업을 통해서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은 정서나 감흥은 어떤 것인가요? 

단순히 시대상을 기록만 하는 것이 아닌, 작품 안에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넣거나 해학적으로 풍자하면서 오늘의 삶을 생생하고 다채롭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이는 옛 민화나 풍속화의 표현 기법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림 속에 숨겨진 요소나 이야기는, 관람자의 상상에 따라 새롭게 재탄생되기도 합니다. 마치 오랭이가 스스로 삶을 꾸며 나가는 것처럼 말이죠.


Q. 해바라기 얼굴을 한 오랭이, 곰 인형 속 오랭이 등 숨은그림찾기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런 형식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틀린그림찾기’ 시리즈 속 오랭이는 남들에게 두려운 존재로 보이고 싶지 않아 모두가 좋아하는 모습의 탈을 쓰고 숨어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사랑받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른 모습으로 숨어있기 때문에 아무도 오랭이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오랭이는 남들을 따라 할수록 정답과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호랑이인 본모습으로 사랑받고 싶은 오랭이는 결국 탈을 벗고 오랭이로 새로운 삶을 그려 나갑니다. 틀린그림찾기 게임에서 다른 그림이 정답이 되는 것처럼,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답’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Q. 채색 외에도 콜라주 방식으로도 작업을 하셨는데요, 그러한 기법을 활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평소 다양한 표현 기법을 연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콜라주 방식은 ‘평면으로만 그려졌던 민화, 족자의 구성이 콜라주를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제 작품 ‘오랭이와 김까치’ 시리즈 중에는 옛 ‘호작도: 호랑이와 까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호작도를 보면 현실에서는 절대 공존할 수 없는 호랑이와 까치가 늘 같이 등장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오랭이에게도 ‘김까치’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두 친구의 모험기를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마치 창문을 통해 그들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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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지를 항해하는 소금 한 스푼에게, collage, acrylic on linen, 2022


Q. 작업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매일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늘 노래를 듣고 있는데요. 저는 그림 다음으로 음악 듣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다양한 색채로 그려진 그림처럼,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 제 머릿속에 곡이 가진 색채가 퍼져 나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좋아하는 음악에서 영감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한 곡에 빠지면 그 노래만 며칠 동안 듣기도 하고요. 음악을 통해 상상되는 이미지와 감정이 제 작업의 이야기와 연결될 때, 그것을 작품으로 이어가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작가로서 어떤 주제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하고 있는지요?

평범한 일상에 엉뚱한 상상을 더해 작품 소재를 떠올릴 때가 많습니다. 오랭이처럼 저도 굉장히 상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내리는 비가 전부 스파게티로 변하거나, 식빵 위 잼이 슬라임 괴물로 변해 도망가는 등 갑자기 떠오른, 쓸데없지만 재미있는 상상을 작품 속에 자주 녹여내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접한 분들의 다양한 반응을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반가운, 인상적인 반응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오랭이’ 이름을 작품 설명을 할 때마다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는데요. 관람객의 반응이 늘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랑이, 호랭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러 주시는 것도 재미있고요. ‘호랑이의 ‘호’가 모자를 벗은 느낌으로 ‘오’랭이다’ 라고 제스처로 설명해 드리면 늘 웃어주십니다. 가끔 오랭이의 이름을 이미 아시고, 먼저 말을 건네는 관람객분들도 계신데요, 참 반갑고 뿌듯합니다. 전시 때 응원받는 일들도 소중한 기억이지만, 관객들과 직접적인 소통 경험도 굉장히 인상적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계획하는 작업과 활동이 궁금합니다?

이야기가 이어지는 작품들을 시리즈로 그려보고 싶습니다. 이 작품들을 모아 도록으로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이 도록들이 여러 버전으로 차곡차곡 모여 단순한 작품집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 보따리처럼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오랭이와 함께 더 다양한 세상에 대해 그림으로 들려주는 재미있는 작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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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산중호걸 - 어흥맨의 전설, acrylic on canvas, 2024


Q. 마지막으로 알파라운드에서 작가님 작품을 감상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알파라운드 곳곳에서 평범한 호랑이와는 다른 특별한 모습의 오랭이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다양한 오랭이 사연을 유추하면서 보면 좀 더 재미있게 관람하실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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