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장애인이 주인공인 사회적기업 ‘노란들판’

2013.12.30

“장애인고용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사회적 분위기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 취업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장애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했어요.”

 

실사출력 분야 수도권 1호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 ‘노란들판’ 양현준 이사에 따르면 2006년 노들장애인야학 부설 자립작업장에서 시작한 노란들판은 교육 이후에도 취업기회를 갖지 못하는 장애인의 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만든 대안적 일터이다.

현수막, 배너, 실사출력, 출판, 인쇄 등의 업종도 장애인 업무 적합도를 고려해 결정된 것이다.

 

▲ 노란들판 양현준 이사(좌)와 사회연대은행 강두진 팀장(우)

 

현재 ‘노란들판’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은 장애인 11명을 포함해 18명. 중증·청각 장애인 직원들은 거래처와 통화하는 등의 서무업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근로지원인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지만 장애인 중심으로 인력을 보강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노란들판’의 의사결정은 만장일치가 기본이다. 아래로부터 함께하는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해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사업장 이전도 그 예 중 하나이다. 2012년 광진구에서 지금의 성북구 장위동으로 사업장 이전을 고려할 때 의견이 분분했던 가운데, 직원들의 상황을 하나하나 고려하고, 설득한 끝에 만장일치로 작업장 이전을 확정했다.

모두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큼 의사결정이 더딘 면도 있지만 평등한 조직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노란들판은 또 팀 단위로 책임과 권한을 주고 자율경영을 하고 있는데, 팀 자체적으로 제 역할을 하면서 조직이 안정화되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조직문화 덕분에 노란들판은 연 매출 10억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규모를 고려했을 때 매출이 좋은 편이다.

2006년 인쇄기 한 대로 어렵게 시작했던 사업은 ‘2008년 노동부 시설운영비 대부사업’을 통해 인쇄기가 3대로 증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2011년 인건비 지원사업이 종료되면서 점차 어려워졌고 2012년에는 적자 위험에 놓이기도 했으나 6개월간 공격적인 운영을 한 끝에 다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업종도 기존 현수막 위주에서 출판, 인쇄분야로 확장했다. 현수막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고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출판업으로 눈을 돌린 것. 현재 현수막과 출판의 비중은 7:3인데, 출판 쪽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디자이너 채용도 계획중이다. 출판, 인쇄분야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 조만간 충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업사원이 없어서 외형성장에 한계가 있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영업사원 충원도 계획하고 있다.

 

노란들판은 포화상태인 현수막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친환경 제품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도 국산원료 및 원단을 사용해 비교적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친환경 코팅 재료 개발 등 보다 적극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려고 준비중이다.

또 대부분 일회용으로 사용되는 현수막을 종이로 만들거나,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방법 등도 고려하고 있다.

 

노란들판과 같이 개별 사회적기업들이 나름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양현준 이사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에 있는 사회적기업들이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입찰제도 등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역시 입찰제한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규모가 크거나 오랜 업력의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사회적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습니다. 소규모 사회적기업에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랍니다.”

 

얼마 전 사회적기업이 1,000개소를 돌파했다. 사회적기업이 단순한 양적 증가 뿐 아니라 자생력을 갖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 '노란들판'에서 함께하고 있는 임직원들 

 

* ‘노란들판’은 ‘2008년 노동부 시설운영비 대부사업’을 통해 사회연대은행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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