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태국 친환경 Business 탐방 연수기

2013.10.29

불교의 나라, 자유의 땅이라 불리는 태국.‘2013 LG전자․LG화학 친환경 예비사회적기업 성장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사회적기업 대표들과 운영위원회 및 스태프들이 태국의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을 방문하기 위해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였다.

 

태국은 관광대국 이미지가 강해 처음에는 사회적기업과는 멀게 느껴졌었는데 사회연대은행에서 나눠준 자료집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태국보다 더 혁신적인 무언가가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슴이 설레었다. 

 

아침 9시에 출발한 비행기가 오후 2시가 되어서야 방콕에 도착했다. 방콕의 시내는 덥고 시끄러웠으며 혼잡한 서울의 도심지와 비슷해 외국이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첫 탐방지인 Change Fusion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기업가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찾아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는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이다. 말 그대로 미래를 바꾸는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을 도와주는 곳인데 주로 사회적기업과 투자자, 각 분야의 전문가와 같이 협업하고, 솔루션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멘토링 역할도 맡고 있다고 체인지퓨전의 대표 수닛 슈레스타는 설명했다.

 

씨앗 단계와 스타트업 단계의 작은 기업들이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 지원을 하고 있는 체인지퓨전은 소셜 크라우드 펀딩과 건강에 관련된 어플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그 중 독립 미디어 지원에 대한 설명이 가장 인상적이였다.  

 

지원기관이다 보니 재정 분야와 운영 방식, 그리고 투자 기준에 대한 사회연대은행 스태프 및 운영위원들의 비교 질문이 오갔고 심도 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둘째날, 우리는 태국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기관인 TSEO(Thai Social Enterprise Office)를 방문했다. 태국 총리의 직속 산하기관인 TSEO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홍보와 육성, 그리고 창업자금 재정지원이 주요 업무이며 사회적 혁신가 발굴을 통해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있었다.

 

사회적기업 인증 방법에 대한 설명도 들었는데 한국의 단계적 절차와는 다르게 지원한 이유와 소셜 미션을 서술형으로 심사한 후 인증, 실사 단계를 거쳐 승인이 된다고 한다. 설립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아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태국 내의 다양한 사회적경제를 장려하기 위해서 시스템을 단순화했다고 한다.

 

바로 이어 우리는 전기 생산이 부족한 태국에서 바이오매스 가스기술을 이용하여 발전소를 운영 중인 사회적기업‘슈프림(Supreme Renewable Energy)’을 방문했다. 농업국가인 태국은 쌀과 옥수수를 많이 재배하기 때문에 농업 부산물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이 부산물을 과거에는 태워서 없앴으나, 슈프림은 바이오매스 가스로 만들고, 치앙라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가스로 발전소를 움직인다고 한다.  

 

정부와 민간기업의 공동 출자로 2007년 첫 번째 공장을 설립한 슈프림은 발전소 프로젝트의 이익을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과 보건, 인적자본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사회적 효과와 농업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탄소발생의 축소로 환경적 효과까지 같이 해결하고 있어서 현재 두 번째 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다고 한다.

 

 


 

 

자리를 이동하여 Doi Tung 개발프로젝트(DTDP)를 진행하고 있는 매파루앙 파운데이션(Mae Fah Luang Foundation)을 찾았다. Doi Tung 개발프로젝트는 아편 재배를 생업으로 하던 태국과 미얀마 등의 국경 산악지대 소수민족들에게 커피콩재배와 마카다미아 농사, 뽕나무 종이 생산, 수공예 텍스타일과 옷 생산, 상업적인 식물․꽃 재배와 카페운영 등 다양하면서도 건전한 방식으로의 생업을 유도하면서 수입증대 및 약물 중독 치료, 직업 훈련 등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매파루앙의 매는‘엄마’, 파는 ‘하늘’, 루앙은 ‘로얄’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라마 8세 왕의 어머니가 이 지역에 헬기를 타고 와‘하늘에서 오신 어머니’라는 뜻으로 매파루앙이라 부른다고 전했다.

 

 

 

 

셋째 날은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치앙마이로 이동했다. 체크인한 곳은 치앙마이 인터내셔널 YMCA호텔. 점심 식사 후에 이동한 곳은 치앙마이의 사오 힌 YMCA(Sao Hin YMCA)였다. 이곳은 환경운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태국은 환경적으로 산이 거의 없는 평지라 홍수와 가뭄 피해가 심하다고 한다. 그리고 물도 석회 성분이 많아 식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문제들을 지역공동체에 기반하여 주민들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차를 타고 5분 정도 소요된 곳에 도착한 곳은 빠뚱후웨이 협동조합이다. YMCA와 함께하는 이 협동조합은 78개의 축산 농가가 조합원이며, 공동 생산된 우유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중 12가구가 소의 배설물에서 메탄가스의 소화과정을 통해 취사용 연료(바이오가스)로 사용한다고 한다. 폐기물을 혁신적인 방법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특수한 구조였다. 소의 배설물을 거름으로 사용하는 모습은 보았어도, 메탄가스를 이용해서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처음 보았기에 지원업체 모두 신기해하며 연료를 만드는 통의 구조에 대해 많은 질문들을 했다. 이렇게 만든 바이오가스가 아직은 많지 않아서 취사용으로 쓰이지만, 이후 충분히 공급된다면 가정에 불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자원이 부족한 많은 국가에 보급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간단한 아침을 먹은 후 여성수감자 재활교육센터를 방문했다. 아쉽게도 전기가 잠시 들어오지 않아 공정무역 숍과 재소자들이 운영하는 마사지센터는 멈춘 상태였다. 그래도 다행히 그들을 보살피는 교도소 사감이 계셔서 한 쪽 테라스에서 다 같이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여성수감자 재활교육센터는 6개월 미만의 경범죄자들에 한해 직업교육 및 사회적응훈련을 하는 곳으로 교도소 사감 1명당, 재소자 3명으로 모두 12명이 마사지 센터와 카페, 공정무역 샵을 운영하고 있었다. 열려있는 공간이라 혹여 재소자가 도망가는 경우가 있냐고 물어보니 다행히 지금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직업교육을 마친 재소자들은 숙달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서 마사지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직업교육에 대한 구조가 원활하게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방문한 마지막 장소는 오픈드림(Opendream)과 오요리 아시아(Oyori Asia). 이 두 기업은 마치 이웃사촌처럼 바로 옆에 있어서 한 장소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오픈드림은 인터넷 솔루션 개발과 정보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주로 어플리케이션 제작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IT기반 업체로서 젊은 청년들이 모인 조직이다. 청년들이 많아서인지 이전에 방문했던 딱딱하고 사무적인 공간이 아닌 게임과 악기, 낙서가 가득한 모습을 보니 뭔가 우리 사무실을 보는 것 같아서 친근했다.

 

 

 

 

요리, 사람, 문화가 있는 다문화 레스토랑 ‘오요리 더 그릴’은 유기농 재료를 중심으로, 다국적 직원들을 고용하여 각 나라에 있는 요리를 소개하는 퓨전 외식 사업이다. 홍대점과 네팔 지점에 이어 치앙마이에도 문을 연 오요리 레스토랑은 내가 방문한 곳 중 우리 사업의 롤 모델로써 충분한 글로벌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수많은 나라 중에 왜 태국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유기농 재료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나라이고, 외식문화가 발달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직원 채용에 있어서 태국의 소수민족이 무국적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경제적, 사회적 해결방법을 가지고 태국에 문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오픈한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니 정말 잘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평온하지만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는 태국의 사회 변혁가들. 이들을 본 태국 친환경 비즈니스 탐방단은 방콕과 치앙마이에서 저마다 각자의 새로운 가능성의 열쇠를 품었다. 그 열쇠로 어느 곳에서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열정을 갖고 문을 두드릴 때, 더 넓은 곳을 향해 그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치앙마이 인터내셔널 YMCA호텔 앞에서 해외탐방단원들과 함께

  

글 / 더뉴히어로즈 디자인 팀장 박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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