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청년창업팀 SPACE01, 프랑스 낭트 ‘한국의 봄’ 축제의 공연무대를 만들다.

2013.08.29

마침내 공연 시작 5분 전.

‘스테레오 뤽스 맥시올(STEREO LUX MAXIHALL)’에 올라서기까지 6개월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준비를 마쳤다.

힘들고 지쳤던, 하지만 오늘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 온 하루하루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나는 신중하게 각 파트의 스탠바이를 체크한다.

마침내 모든 관객이 입장을 끝냈다.

 

하우스 암전,

메인 막 GO. Light in.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큐잉을 시작했다.

  

‘한국의 봄’ 페스티벌은 낭트 ‘한국의 봄 협회’가 주최하고 ‘주불 한국문화원’과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인 ‘㈜노리단’이 공동 주관한 행사로 한국의 전통문화, 현대음악, 미술 등 한국문화가 지닌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과 ‘낭트 시’, ‘낭트국제교류센터’, ‘낭트3대륙영화제’의 협력으로 5월 27일부터 6월 16일까지 3주간 프랑스 낭트 시 곳곳에서 축제가 열렸다.

‘전통과 현대’, ‘융합 콘텐츠’, ‘네트워크’의 3가지 주제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 음식, 회화, 융합퍼포먼스, 퍼레이드, 컨퍼런스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다.

  

내가 맡은 역할은 융합퍼포먼스 ‘SPARKLE’의 무대미술과 무대감독이다.

‘SPARKLE’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기 팀인 ‘㈜조율’이 만든 팝페라와 비보잉, 맵핑댄스등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된 융 ‧ 복합 퍼포먼스이다.

  

‘SPARKLE’의 준비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고 프랑스 기술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작품을 창작해나가는 작업이었기에 스태프들의 산통도 컸다.

한국에서 극장을 빌려 두 차례 리허설을 진행하며 출국 하루 전까지 끊임없이 제작에 몰두했다.

  

시간은 참 부지런해서, 어김없이 ‘그날’이 다가왔다.

출국 전날까지 이어진 밤샘작업과 준비로, 긴장감을 내려놓을 새도 없이 공항으로 향했다.

 

최대의 위기는 프랑스에 도착하기도 전에 찾아왔다.

무대 오브제 중 스테인리스 프레임 3조각이 크기 때문에 비행기에 실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다음 날 한국에 남아있던 스태프가 3조각을 30여 조각으로 분해하여 비행기에 실어 보냈다.

공연 이틀 전 프랑스 현지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쇳덩이들이 그 처참한 몰골을 드러냈다.

  

곧바로 낭트 시 ‘라 마쉰(LA MACHINE)’의 앞마당에서 대공사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온 지원스태프와 둘이서 공연제목처럼, ‘스파클(SPARKLE)’을 내가며 철야까지 용접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프랑스 스태프들 또한 우리를 위해 장소와 시간을 할애하여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마침내, 기적처럼 살아난 오브제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그 조마조마했던 떨림이 아직도 생각나는 듯하다.

  

공연은 무사히 끝났고, 우리는 긴 박수갈채를 받았다.

프랑스 스태프들이 마련해 준 애프터 파티를 통해 그 동안 쌓였던 피로와 긴장을 씻어냈다.

‘스테레오 뤽스(STEREO LUX)’의 무대감독 ‘니콜라 샤텐니(Nicolas Chataigner)’씨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

 

 

< 함께 공연을 만든 스태프들 그리고 공연사진 / 사진제공 노리단 >

 

 

축제가 열리는 동안 낭트 시의 시민들은 이미, 다양하게 준비된 문화예술행사를 자연스럽게 즐기며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낭트 시가 그 동안 많은 행사와 축제를 진행해오며 시민들과 함께 문화를 만들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마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었다. ‘㈜노리단’의 퍼레이드에서는 시민들이 ‘흥’을 함께 느끼며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고, ‘마티아스 델프랑크(Mathias Delplanque)’와 이정주 감독의 거문고 연주 협연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느낌의 한국을 보여주기도 했다.

K-pop을 배우는 워크숍에는 ‘강남스타일’의 영향으로 많은 현지 비보이들과 시민들이 몰렸다고 한다. 내가 참여했던 조율의 ‘SPARKLE’ 공연은 프랑스의 비보이들과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의 한 TV방송국에서는 이날 열린 행사를 생중계하며 프랑스 안방까지 한국의 봄을 알렸다.

  

최근 한류에 대한 유럽인들의 관심은 정말 새롭다. 길을 걷다가도 한국의 K-pop을 틀어놓고 춤을 연습하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다. 지금 유럽에는 한류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유행으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심도 있게 알리는, 그리고 함께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컨텐츠들을 개발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한국의 문화가 유럽인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고, 그로 인한 다양한 문화적 기회가 새롭게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글/ 2013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 Space01 송기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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