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변화 이야기

맛은 도도하게, 마음은 더욱 겸손하게 - 즉석떡볶이 전문점 '더 도도'

2012.12.03

“떡볶이가 별 게 있나 싶었어요. 길거리 음식이라 퀄리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했고, ‘그래봐야 떡볶이지’라는 생각이 컸어요.”

웬만한 사람들은 다 좋아한다는 국민 먹거리지만 즉석떡볶이 전문점 ‘더 도도(무지개가게 1336호점)’의 권경희 대표는 정작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갖고 있는 자본이 적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았다. 때문에 창업에 앞서 떡볶이에 대한 생각을 깨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떡볶이가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단다.

“음식에 민감하고 까다로운 편이에요. 특히 조미료에 민감해서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은 넘기기조차 힘들어요.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가도 만족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까다로운 입맛의 권 대표는 본인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맛을 만들어내기 위해 떡볶이 소스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 했다. 개업 전 1년 정도 투자해 만든 레시피를 개업 후 1년 동안 계속 수정하면서 지금의 레시피를 만들었다.

“원가가 점점 올라가고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원가를 계산하지 않고 있는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주방 인력이 있지만 음식 완성도를 위해서 직접 조리하는 경우도 많아요. 손님들이 보다 맛있게 드셨으면 하는 바람에 수시로 손님 테이블을 점검하는데 테이블당 평균 여섯 번은 들여다보는 것 같아요.”


▲ ‘더 도도’는 맛과 함께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젊은 손님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권 대표의 까다로운 입맛과 조리 방식 때문에 가끔은 같이 일하는 동생과 마찰도 있지만 떡볶이가 본인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식의 맛과 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여느 분식집에서는 도매로 구입하는 튀김도 직접 만들어 튀기고 있다. 덕분에 식당 경력 10년차, 음식점 고수인 주방아주머니도 이 집 음식은 믿고 먹을 만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겸손해지는 것 같아요. 요리라면 자신 있었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떡볶이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심오한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전에도 옷가게, 호프집, 반찬가게 등 여러 번 창업을 했었는데,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운영했어요. 그때는 성실했지만 업종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성실성은 기본이고 실력까지 갖춰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중이에요.”

손님으로부터 ‘맛있다’는 소리를 듣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라지만, ‘더 도도’에는 소개로 오는 손님이 많다. 그래서 더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단다.


▲ ‘더 도도’ 권경희 대표
“저희 입지가 좋지는 않아요. 지하라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데, 다행히 소개받고 오시는 손님이 많아요. 친구들과 같이 왔던 딸이 엄마랑 같이 오는 경우도 많구요. 그 엄마가 또 70대 노모를 모시고 오는 경우도 있어요. 70대 노모가 저희집 떡볶이가 맛있다고 하시는데 감동적이었어요.”

창업한 지 일 년 반, 입지가 좋지 않고, 입지와 업종과도 맞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그 때문에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준비하고 달려왔다는 권 대표는 현재 일매출 50만원, 월매출 1500만원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3년차 정도 되면 자리가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때는 1층으로 자리를 옮겨 성공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단다.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도도’한 맛의 떡볶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겸손한 자세를 취하며 손님의 니즈를 파악하고 충족하고 있는 권경희 대표의 꿈이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글/ 허미영 간사 (기획홍보실)



※ '더 도도'는 '서울형 마이크로크레딧 창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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